사회 소외감 느낀 이들이 강렴범죄로 분노 표출
사회안전망 재구축 및 공동체 치안 형성 강조
언론도 자극적 보도 삼가고, 처벌 의지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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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대구 야구장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온 지난 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경찰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14명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 예고 글'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혐의(협박죄)를 받는 용의자 46명을 붙잡았다. 대구에서도 지난 5일 '라팍'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외로운 늑대'는 전문 테러 단체 조직원이 아닌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이르는 말이다. 특정 조직이나 이념이 아닌 개인적인 반감을 이유로 스스로 행동에 나서는 게 특징이다. 프랑스·영국 등 고도화된 사회에 나타나는 범죄상이라는 이유로 '선진국형 범죄 유형'으로도 분류된다. 사회 양극화로 빈부격차는 커진 반면, 개개인의 사회 적응 능력이 약화되면서 사회를 향한 불만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흉기 난동 등으로 표출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외로운 늑대'에 의한 테러는 감행 시점이나 방식에 대한 정보 수집이 어려워 예방이 거의 불가능하다. 추적도 힘들어 더욱 큰 사회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로운 늑대'의 준동을 막으려면 좀 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복지의 최일선인 행정복지센터와 파출소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파출소·지구대도 신고 후 출동하는 수동적 근무 형태에서 벗어나 선제적 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자율방범대 등 조직화 된 준 경찰조직을 활용해 공동체 치안을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방 범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언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언론 보도가 자칫 모방 범죄의 동기 유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자극적 언론 보도를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우석 계명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매년 한국에서 1천 건 이상의 살인사건(미수 포함)이 발생한다. 상해 사건은 더 많다"며 "언론에서 특정 사건을 이처럼 주목해 버리면 오히려 모방 범죄가 늘어나는 상황을 낳는다. 선정적 보도를 최대한 삼가고, 모방 범죄 및 모방 범죄 위협까지 확실히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처벌받는 모습을 언론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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