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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교육 활성화 통한 사교육비 경감

2023-08-09

[기고] 공교육 활성화 통한 사교육비 경감
김종오 (서울대 총동창회 종신이사·광덕자기주도 연구소 대표)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한 수능' 언급을 계기로 '공정한 평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에서 안 배우고 학원에서 배운 내용이 대학입시에 나오면 되겠나." 이 말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듯하지만, 수능의 변별력에 대한 우려는 쉽게 지울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수능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전환해 과도한 점수 경쟁을 완화하고, 대학 자체에 학생선발권을 주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킬러문항 논란과 관련해 공교육과 사교육의 카르텔을 끊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적극 공감한다. 공교육이 진정한 교육의 주체가 되면 사교육비는 자연히 줄어들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교육이 교육 주권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음에 제시하는 방법을 교육현장에 적용시켜 보길 권한다.

첫째, 일선 학교의 시험문제와 수행평가 항목 중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부추기는 문제나 항목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많은 일선 공교육 교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사교육과 연결돼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번 기회에 사교육과의 카르텔을 확실하게 끊어내고, 앞으로는 공교육 교원들이 사교육을 부추기지 못하도록 당국이 감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학생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해보자. '선생님이 성실히 수업에 임하는가?' '수업이 이해가 잘 되는가?' '수업시간에 배우지 않은 내용이 시험에 나오는가?' 학생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을 때 긍정적인 답변이 나온다면 공교육이 교육 주권을 회복하고 있다고 판단해도 될 듯하다. 일선 교원들도 세 가지 질문을 염두에 두고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수업시간에 가르친 내용 외에는 시험에 내지 않아야 한다.

셋째, 방과후 학교를 적극 활용하자. 주요 과목에 대한 방과후 학교 수업 형태를 강의식 수업에서 학생 수준별 개별 맞춤코칭 수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런 형태의 개별 맞춤코칭 방과후 수업은 학교 수업과 더불어 공교육 활성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학생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는 부분은 학교에 피드백해 줌으로써 교원들의 수업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방과후 수업이 활성화하면 학원비의 반값 수준으로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넷째, 족집게식 사교육을 받은 학생보다 실력 있는 학생이 성적이 잘 나오는 평가 풍토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학생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학습량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행복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적게 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니고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할 때 가슴속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학업 성실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기 성적 향상이 가능한 단원평가와 장기 실력향상을 유도하는 누적평가를 병행해 학생들의 학습체력을 강화하고, '실력을 쌓아야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험상 학습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주요한 시기인 초등학교 3·4학년 때 누적 평가량을 늘려 학생들의 복습 시간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면 사교육 의존도가 낮아지고 자기주도형 학습으로 변모하도록 하는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판단한다.

공교육이 진정한 교육 주체로 우뚝 섬으로써 소득 간 교육격차와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로 인한 가계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후학들이 과도한 점수경쟁에서 벗어나 진정한 실력을 갖춘 인재로 자라날 수 있는 교육 풍토가 하루빨리 확대되길 바란다.

김종오 (서울대 총동창회 종신이사·광덕자기주도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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