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대구화랑협회 총무이사〉 |
오늘은 지난 한 주 동안 국내외 문화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지난해 9월, 세계 2대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한국에서 키아프와 공동 개최하면서 한국 미술시장은 동북아 미술시장의 새로운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해당 행사의 공동 주최를 기획한 한국화랑협회가 국내 미술시장을 프리즈에 내줬다는 부정적 평가도 존재했다. 이렇게 부정적 의견들이 컸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표면적으로 볼 때 양측의 관람객 숫자나 판매 추산 금액이 10배가량의 현저한 차이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행사 결과는 달랐다. 주최 측의 행사 운영 방법 개선과 적극적인 홍보정책으로 8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단독으로 키아프만 열렸던 마지막 날까지도 관람객으로 가득 찰 정도로 양측 모두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받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화랑들의 작품 거래량이 상당히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단순히 작품 판매가 늘었다는 점을 떠나 해외에서 찾아온 많은 컬렉터와 갤러리 관계자들이 평소 그들이 접하던 해외 갤러리의 익숙한 작품들이 아닌 키아프에 참여한 한국 작가들에게 관심을 많이 보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미술계에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 작가를 외국에 알리기 위해서 갤러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해외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것인데, 그럴 경우 최소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다 보니 국내 중소형 화랑의 해외 진출은 쉽지 않다. 게다가 미술 작품은 적어도 한 번은 직접 봐야 하는 특성상 온라인을 통한 홍보마케팅을 아무리 잘한다 해도 국내 작가들의 해외 진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 화랑에서 젊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다룬다는 점에서 이들의 해외 진출은 한국 미술계의 미래 발전적인 관점에서 볼 때 더욱이 중요한 부분이 된다. 그래서 그들을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은 키아프를 세계적인 행사로 만들어 해외 화랑과 많은 컬렉터, 관광객들을 유치하면서 우리의 안방에서 국내 화랑들의 작가들을 선보이는 것인데 한국화랑협회는 올해 행사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성황리에 폐막을 한 키아프를 뒤로 하고, 이제 한국 미술 관계자들의 시선은 국내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디아프(대구국제아트페어)가 개최되는 11월의 대구를 향하고 있다.
김민석 〈대구화랑협회 총무이사〉
김민석 대구화랑협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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