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 등 감산 연장에 배럴당 90달러 돌파
기름값 급등으로 소비재 가격 도미노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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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구에서 가장 비싼 휘발윳값이 2천96원에 달했다. 영남일보DB |
국내 기름값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국제유가가 올라서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주요 산유국의 공급감축 연장, 미국 원유 재고 4주 연속 감소,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이 복합적 요소로 작용했다. 국내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번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3.4달러 오른 배럴당 90.2달러로, 10개월 만에 9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통상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기름값은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추석물가다. 기름값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가중치가 상당하다. 기름값 인상이 운송비 부담을 늘려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추석물가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 게다가 잦은 폭우와 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추석 수요가 많은 사과(홍로)는 도매상품 10㎏ 기준 6만2천49원으로 전년(2만1천816원)보다 무려 세 배 가까이 올랐다. 배(원황) 역시 도매상품 15㎏ 기준 4만6천107원으로 전년(1만9천340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채소류는 전년 동월 대비 1.1% 하락했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16.5%나 급등했다.
서민의 추석물가 고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주 국내 식품·외식업계 22개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물가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역대 최대 규모인 14만9천t의 성수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도 지난해(403억원)보다 7억원 늘려 41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대구시는 오는 17일까지 추석 명절 물가안정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9개 구·군과 함께 물가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 명절 성수품 33개를 중점 관리품목으로 선정하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24개소에서 판매하는 농·축·수산물(16개), 생필품(12개)과 개인서비스 요금(5개)에 대해 가격 조사를 진행한다.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물가동향정보를 대구시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가격표시 이행 준수, 원산지 표시 및 부정 축산물 유통 등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지도점검도 실시해 가격안정과 상거래 질서를 확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구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도매법인의 농축수산물 공급물량을 점검해 산지 집하 활동과 출하를 독려할 방침이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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