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이 키우는 프리미엄 키즈산업(하) 놀거리 없어 헤매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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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인구가 줄면서 놀이공간도 줄어들어 학부모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한 어린이 놀이 산업이 최근 흥행하고 있다. <엑스코 제공> |
대구 놀이터 절반 '외부인 금지'
체험장·전시회 등으로 '발길'
일부 학부모 타 지역 원정 나서
노키즈존 늘지만 예스키즈존도
저출생 속 '텐포켓' 노린 백화점
아이 공간 늘려 매출 상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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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대구지역 놀이시설은 총 3천711곳이다. 지난 8월 기준 만 14세 이하 유소년인구가 25만9천706명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상 어린이 놀이시설 한 곳당 69명이 이용하고 있다. 규모의 적정성을 차치하고 대구 놀이시설의 절반 이상인 2천159곳(58.17%)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단지 내에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아파트단지 대부분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결국 일반주택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맘 놓고 뛰놀 수 있는 시설은 도시공원이 유일한 셈이다. 하지만 그 수가 505곳(13.6%)으로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키즈카페 등을 중심으로 체험장·전시회 등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엑스코는 지난 7월21일부터 약 한 달간 '키자니아GO! 대구'를 운영했다. 총참가객은 2만1천115명으로 하루 평균 681명이 방문했다. 키자니아는 전 세계 약 1억명이 경험한 교육 테마파크 브랜드다. 국내에선 2010년 2월 서울에, 2016년 4월 부산에 각각 오픈했다. 대구지역 학부모들도 자녀들이 다양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키자니아 대구'를 반겼다. 3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난 7월 다시 문을 연 '대구 어린이세상'도 큰 인기를 얻었다. 여름방학과 하계휴가 기간이 맞물리면서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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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DB |
◆노키즈존 늘자 대안 찾기
'노키즈존'의 증가도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제주연구원 사회복지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음식점·카페 등 전국의 노키즈존은 438곳, 부분 노키즈존은 21곳으로 집계됐다. 별도 표시 없이 노키즈존 업소라고 주장하는 음식점도 더러 있어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노키즈존 지정과 관련해 별도의 법안은 없다. 가게 주인이 임의로 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엔 노키즈존 운영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 운영'과 관련해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3%가 '노키즈존 운영은 업장 주인 자유'라며 동의했다. 또 78%는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이유로 '자기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일부 부모들 때문'이라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놀이방이 딸린 식당·백화점 등 다양한 대안 찾기에 나섰다. 대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놀이방 딸린 식사공간을 찾는 학부모의 게시글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동 인근 놀이방 있는 식당 추천해 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 순식간에 다양한 식당 추천이 이어진다. 어떤 시설을 추천할 때 놀이방 유무가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대구에선 키즈카페 등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올 연말 5층 여성복 매장에 대형 키즈카페를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저출생 흐름과는 반대로 한 아이를 위해 주변 사람 모두가 지출을 아끼지 않는 '텐포켓 '현상이 심화하면서 키즈 관련 시장 자체는 해마다 커지는 추세"라며 "키즈카페가 오픈하면 백화점에 입점한 키즈 상품 및 식음료 시설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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