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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절반은 '외부인 금지'…공간이 부족한 아이들, 키즈카페로 몰려든다

2023-09-19

저출생이 키우는 프리미엄 키즈산업(하) 놀거리 없어 헤매는 아이들

놀이터 절반은 외부인 금지…공간이 부족한 아이들, 키즈카페로 몰려든다
아동인구가 줄면서 놀이공간도 줄어들어 학부모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한 어린이 놀이 산업이 최근 흥행하고 있다. <엑스코 제공>
아동인구가 줄면서 아이들 놀이공간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여기다 최근에는 '노키즈존(No Kids Zone·영유아와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까지 적잖이 등장해 부모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키즈카페 등 아이들에게 다양하고 유익하며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 있을까. 젊은 부모들이 대안을 찾아 나섰다.

대구 놀이터 절반 '외부인 금지'
체험장·전시회 등으로 '발길'
일부 학부모 타 지역 원정 나서

노키즈존 늘지만 예스키즈존도
저출생 속 '텐포켓' 노린 백화점
아이 공간 늘려 매출 상승 기대

놀이터 절반은 외부인 금지…공간이 부족한 아이들, 키즈카페로 몰려든다
◆아이들 놀 곳 찾아 삼만리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대구지역 놀이시설은 총 3천711곳이다. 지난 8월 기준 만 14세 이하 유소년인구가 25만9천706명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상 어린이 놀이시설 한 곳당 69명이 이용하고 있다. 규모의 적정성을 차치하고 대구 놀이시설의 절반 이상인 2천159곳(58.17%)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단지 내에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아파트단지 대부분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결국 일반주택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맘 놓고 뛰놀 수 있는 시설은 도시공원이 유일한 셈이다. 하지만 그 수가 505곳(13.6%)으로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키즈카페 등을 중심으로 체험장·전시회 등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엑스코는 지난 7월21일부터 약 한 달간 '키자니아GO! 대구'를 운영했다. 총참가객은 2만1천115명으로 하루 평균 681명이 방문했다. 키자니아는 전 세계 약 1억명이 경험한 교육 테마파크 브랜드다. 국내에선 2010년 2월 서울에, 2016년 4월 부산에 각각 오픈했다. 대구지역 학부모들도 자녀들이 다양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키자니아 대구'를 반겼다. 3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난 7월 다시 문을 연 '대구 어린이세상'도 큰 인기를 얻었다. 여름방학과 하계휴가 기간이 맞물리면서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놀이터 절반은 외부인 금지…공간이 부족한 아이들, 키즈카페로 몰려든다
영남일보 DB
대구지역 부모들은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위해선 언제나 적극적인 편이지만 실상 아이를 위한 놀이공간은 늘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놀이를 위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원정'을 다니기도 한다. 다섯 살 아들을 둔 직장인 김동훈(가명·48·대구 달서구)씨는 "늦은 나이에 낳아 아이에게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이와 함께 다양한 놀이활동을 하고 싶은데, 대구엔 아이와 놀 곳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아이가 즐거워할 만한 놀이활동이 있으면 주말마다 경기·부산 등지로 원정을 떠난다"고 했다.

◆노키즈존 늘자 대안 찾기

'노키즈존'의 증가도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제주연구원 사회복지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음식점·카페 등 전국의 노키즈존은 438곳, 부분 노키즈존은 21곳으로 집계됐다. 별도 표시 없이 노키즈존 업소라고 주장하는 음식점도 더러 있어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노키즈존 지정과 관련해 별도의 법안은 없다. 가게 주인이 임의로 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엔 노키즈존 운영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 운영'과 관련해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3%가 '노키즈존 운영은 업장 주인 자유'라며 동의했다. 또 78%는 노키즈존이 늘어나는 이유로 '자기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일부 부모들 때문'이라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놀이방이 딸린 식당·백화점 등 다양한 대안 찾기에 나섰다. 대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놀이방 딸린 식사공간을 찾는 학부모의 게시글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동 인근 놀이방 있는 식당 추천해 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면 순식간에 다양한 식당 추천이 이어진다. 어떤 시설을 추천할 때 놀이방 유무가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대구에선 키즈카페 등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올 연말 5층 여성복 매장에 대형 키즈카페를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저출생 흐름과는 반대로 한 아이를 위해 주변 사람 모두가 지출을 아끼지 않는 '텐포켓 '현상이 심화하면서 키즈 관련 시장 자체는 해마다 커지는 추세"라며 "키즈카페가 오픈하면 백화점에 입점한 키즈 상품 및 식음료 시설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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