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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운전자들이 함께 만드는 교통문화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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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대구화랑협회 총무이사〉

문화라는 것은 음악, 문학, 미술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도덕, 종교 등 인간 사회의 모든 산물이 다 포함된 집단의 생활양식으로 정의된다. 그래서 오늘은 예술 문화 장르를 벗어나 대구의 교통문화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한다.

얼마 전 이른 아침에 집 앞 사거리에서 정적을 깨는 커다란 소리에 잠을 깼다. 발코니로 나가 보니, 아파트 앞 교차로에 노부부가 쓰러져 있었고, 오토바이는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그리고 갓길에는 보닛 앞쪽이 망가진 차가 비상등을 켜고 서 있었고, 운전자는 급히 사고 수습 중이었다.

필자가 사는 동네는 아파트 단지들이 모여 있어도 차량 통행이 적은 도로이기 때문에 이 사고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사고 지점과 자동차, 오토바이의 진행방향으로 가늠해 볼 때 비보호 좌회전하던 오토바이와 과속으로 달려오던 직진 차량의 사고가 명확해 보였다.

사실 운전 경력이 오래된 필자도 비보호 좌회전은 항상 조심스러워 서행을 한다. 비보호 좌회전은 짧은 순간에 판단해야 하고,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는 마주 오는 차량의 운전자와 찰나의 소통으로 서로 주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좌회전 후 접하는 횡단보도에서도 위험한 상황이 종종 연출된다. 그런데 비보호 좌회전과 비슷한 유형의 위험한 상황을 도로에서 접하는 때가 있다. 그것은 바로 불법 유턴이다.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에서는 유턴신호나 유턴 조건 안내에 따라야 하는 유턴이 많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불법 유턴을 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유턴 신호를 기다리는 운전자에게 경적을 울리며, 불법 유턴을 재촉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속도가 빠른 상대 차량이나 교차로 우측도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고 진입하는 차량과 위험한 사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많은 운전자들이 상시 유턴이 허용되는 상황과 불법 유턴 상황을 헷갈려 해서 본의 아니게 실수하기도 한다. 필자도 역시 이 부분이 헷갈려서 뒤차의 경적 소리에 유턴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다. 어쨌거나 비보호 유턴 역시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여유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앞차에 경적을 울리기 전, 한 호흡 정도 기다려 주는 여유로움이 있는 도시 교통문화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김민석〈대구화랑협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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