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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기자〈사회부〉 |
대구 북구청사는 민원인들로부터 협소한 주차 공간으로 악명 높다. 북구 인구는 42만여 명으로 대구에선 달서구(53만여 명) 다음으로 많지만, 청사 주차장은 87면에 불과해 9개 구·군 중 가장 적기 때문이다. 매일 오전 9시부터 북구청 앞 도로는 주차를 기다리는 차량 행렬로 장사진이 펼쳐진다. 주차를 위해선 30분 정도 대기는 애교로 느껴질 정도다. 취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청사를 들러야 하는 기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주차 전쟁에서 진을 한껏 빼고 청사 진입에 성공하면 한편에 별도로 마련된 자못 호화로운 주차 공간에 눈길이 간다. 4대가량 차량을 댈 수 있는 이곳에는 지붕까지 설치돼 따가운 햇살로부터 차량을 보호해 준다. 바로 북구의회 의원들의 주차 공간이다. 물론, 원만한 의정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겠지만, 괜스레 고깝게 여겨지는 이유는 최근의 '1억 관용차 논란' 때문일 것이다.
북구의회는 최근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고급 의전차량 구매를 고집해 논란을 빚었다. 물론, 지방의회 의원이면 사회 리더계층에 가깝고, 이런 사람들이 고급 세단을 타는 게 그렇게 지탄받을 내용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서 쓸데없는 고집을 부려 일을 키운 모양새다.
앞서 북구청과 서구의회는 의전차량을 북구의회와 같은 모델로 교체하려다 논란을 의식한 듯 결국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북구의회도 1차 논란 후 뜻을 굽혔다면 이처럼 일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북구의회는 달랐다. 지난 15일 북구의회는 조달청 나라장터에 1억원에 육박하는 제네시스 G80 전기차(EV)모델 입찰공고를 올려 많은 비판을 받았다.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다음 날 기어코 2차 입찰공고를 냈다. 단순히 '욕 한 번 먹으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주민을 위한 민원 해결 및 조례 제정에서 발휘됐어야 할 뚝심이 엉뚱한 곳에서 펼쳐졌다. 이 같은 북구의회의 뚝심은 결국 북구 전역에 성난 민심이 휘날리고 나서야 멈춰 섰다.
지방의회의 특권적 작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방의회 무용론'은 매년 등장하는 기자들의 단골 기사 소재이기도 하다. 올해 중구의회는 소속 의원들의 잇따른 비위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달서구의회 의원들 간 반목은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국민의 대표는 존재 가치가 없다. 앞으로는 '지방의회 유용론' 기사를 쓸 기회가 있길 바란다.
이승엽기자〈사회부〉
주차 전쟁에서 진을 한껏 빼고 청사 진입에 성공하면 한편에 별도로 마련된 자못 호화로운 주차 공간에 눈길이 간다. 4대가량 차량을 댈 수 있는 이곳에는 지붕까지 설치돼 따가운 햇살로부터 차량을 보호해 준다. 바로 북구의회 의원들의 주차 공간이다. 물론, 원만한 의정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겠지만, 괜스레 고깝게 여겨지는 이유는 최근의 '1억 관용차 논란' 때문일 것이다.
북구의회는 최근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고급 의전차량 구매를 고집해 논란을 빚었다. 물론, 지방의회 의원이면 사회 리더계층에 가깝고, 이런 사람들이 고급 세단을 타는 게 그렇게 지탄받을 내용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서 쓸데없는 고집을 부려 일을 키운 모양새다.
앞서 북구청과 서구의회는 의전차량을 북구의회와 같은 모델로 교체하려다 논란을 의식한 듯 결국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북구의회도 1차 논란 후 뜻을 굽혔다면 이처럼 일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북구의회는 달랐다. 지난 15일 북구의회는 조달청 나라장터에 1억원에 육박하는 제네시스 G80 전기차(EV)모델 입찰공고를 올려 많은 비판을 받았다.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다음 날 기어코 2차 입찰공고를 냈다. 단순히 '욕 한 번 먹으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주민을 위한 민원 해결 및 조례 제정에서 발휘됐어야 할 뚝심이 엉뚱한 곳에서 펼쳐졌다. 이 같은 북구의회의 뚝심은 결국 북구 전역에 성난 민심이 휘날리고 나서야 멈춰 섰다.
지방의회의 특권적 작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방의회 무용론'은 매년 등장하는 기자들의 단골 기사 소재이기도 하다. 올해 중구의회는 소속 의원들의 잇따른 비위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달서구의회 의원들 간 반목은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국민의 대표는 존재 가치가 없다. 앞으로는 '지방의회 유용론' 기사를 쓸 기회가 있길 바란다.
이승엽기자〈사회부〉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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