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수도권 집중 해소…열악한 지방 의료 여건 개선 등 이유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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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포항 R&BD 기관장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바이오 보국 포항,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포항시 제공> |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포항시와 포스텍이 추진하는 '연구중심 의과대학'이 설립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5일 포항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역 완결적 필수 의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임상 의사 뿐만 아니라 관련 의과학 분야를 키우기 위한 의료인 양성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8년부터 국가 핵심산업인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은 물론 열악한 지방 의료 여건 개선이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연구 중심 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을 추진해왔다.
'의사과학자'는 의학과 과학을 융합한 연구자를 말한다. 진료보다는 임상을 통해 나타난 문제를 연구하고, 환자 치료나 의약품·의료기기 개발에 활용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 인재다.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주요 선진국을 비롯해 중국·러시아가 우위를 점한 것도 '의사과학자'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향후 자주적인 '보건·의료 주권' 확립을 위해서도 그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미국 보스턴, 스위스 바젤과 같이 세계적인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도약한 도시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바젤대를 기반으로 우수한 연구 인력인 의사과학자와 병원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의대생 중 의사과학자로 양성되는 인력은 매년 정원 대비 1%도 안 되는 30여 명에 불과하다. 미국의 연간 1천700명과 비교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포항시는 지속 가능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의학이 융합된 새로운 교육과정의 '연구중심의대'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포항에는 포스텍을 비롯한 가속기 연구소,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 국내 독보적인 바이오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이에 포항시와 포스텍은 지역 의료 여건의 획기적인 개선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제시를 목표하고 있다. 국내 최초 공학 기반의 연구중심 의대와 함께 500병상 규모의 첨단 의료시스템 도입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경북도 내에 없는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수행할 스마트병원을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연구중심의대 설립은 지역 의료 여건 개선을 넘어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혁신에 기여할 시급한 사명"이라며 "지역민의 열망과 모든 역량을 모아 제철보국을 넘어 바이오 보국을 실현할 핵심인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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