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1123010003353

영남일보TV

단풍? 단풍!…초록색 낙엽 가득한 '푸른 겨울'

2023-11-24

대구 곳곳 물들지 않은 낙엽 즐비

이상고온 탓…생태계 영향 미미

단풍? 단풍!…초록색 낙엽 가득한 푸른 겨울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 신천동로에 이상 고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노랗게 물들지 못한 채 잎이 떨어지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3일 오전 대구 수성구 상동네거리 일대. 붉은색·노란색 낙엽이 거리 곳곳을 채웠던 과거에 비해 채 물들지 않은 낙엽이 즐비했다. 바닥에 떨어진 잎들 중에 '단풍'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색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거리에서 만난 김모(25)씨는 "지난주 첫눈이 와 겨울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직 푸릇한 나뭇잎을 보니 겨울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꼭 '푸른 겨울' 같다"고 했다.

'겨울의 시작'이라는 입동(入冬)이 보름이나 지났지만, 가로수에는 '초록색 잎'이 가득하다. 단풍이 물들지 못하는 이유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고온' 현상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자별 최고 기온의 차가 최대 20℃를 기록할 정도로 들쭉날쭉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대구의 최고기온은 21.6℃로 평년 최고 기온(12.7℃)보다 9℃가량 높았다. 반면, 대구에 지난해보다 25일 빠른 '첫눈'이 내렸던 지난 18일의 최저기온은 영하 0.5℃를 기록했다.

나무는 기온이 높은 봄·여름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었다가, 가을·겨울에는 이 같은 활동을 멈춘다. 기온이 낮아지면 녹색 색소 엽록소를 분해해 나뭇잎이 떨어진다. 겨울을 버티기 위해 수분, 영양, 에너지 등을 저장하기 위한 '생존방식'인 셈이다. 하지만, 유난히 호우 등이 잦았던 올해 날씨로 인해 일조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데다 극한의 기온 변화로 인해 이런 과정을 제때 거치지 못한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당장의 생태계 변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기후 변화 과정에서 식물 스스로 적응을 하는 자연 현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나무 생육 등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김판기 경북대 교수(산림생태보호학과)는 "기후 변화로 인해 단풍이 들지 않은 초록색 잎이 그대로 떨어지는 경우"라며 "나무 입장에선, 영양분이 잎사귀로부터 회수가 안 돼 손해일 수 있다. 하지만 당장에는 생태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영민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