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현주기자〈경북부〉 |
경북 김천시 시설관리공단이 김천시의회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2021년 2월 '공공시설물의 효율적 관리와 운영을 통한 시민의 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김천시 시설관리공단은 그동안 김천시로부터 문화, 관광, 스포츠 관련 12개 시설 관리·운영과 종량제봉투 제작·판매 등의 업무를 넘겨받았다. 내년부터는 시립추모공원, 추풍령테마파크 등을 추가 운영하는 등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이처럼 지역의 문화·복지사업과 관광·스포츠산업의 첨병으로서, 차별화된 운영기법으로 관련 분야의 발전을 촉진하는 등 존재의 당위성을 입증해야 할 상황이지만 기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각에선 "시청 직영체계가 훨씬 나았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출범 당시 시설관리공단에 대한 기대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전문성이 담보된 문화시설 운용을 통한 문화적 기반 확충 △관광·스포츠산업 등 지역의 특화산업 발전 유도 △김천시청 인력 절감 효과다. 각 부문의 주요 인프라에 대한 관리체계를 효율화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5일 열린 김천시의회 정례회 2차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시의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사장 부재 △인력 채용에 따른 절차상 적정성 △민원 다발 현상 △임박한 개장에도 미완공인 시설 △과다한 예산 편성 △설립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는 시설 등에 대한 지적과 함께 "존폐 얘기까지 나온다"는 우려 섞인 비판까지 받았다.
특히 임기를 불과 2개월 남겨둔 이사장의 전격적인 사퇴는 시설관리공단의 문제를 확산했다. 이사장이 임용된 지 1개월 남짓한 본부장에게 경영을 맡겨두고 그만뒀기 때문이다. "사퇴 배경이 불명확한 상황에선 '무책임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사퇴한 시설공단 이사장과 현재의 본부장은 김천시 고위 공직자 출신이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으로서 다양한 보직을 섭렵한 이들에게 '공공시설물의 효율적 관리'를 기대한 게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다만, 여기에는 철저히 객관화된 시스템에 의한 엄격한 사전 검증(경영능력과 도덕성 등)이 전제된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김천시 산하 기관의 주요 보직이 시청 고위직 출신에게 집중될 경우, 이는 보편적 시민 정서에 반하는 등 갖가지 부작용도 우려된다. "전문성과 도덕성이 검증된 인사를 발탁해 두드러진 실적을 쌓는 등 당위성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라는 김천시 안팎의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박현주기자〈경북부〉

박현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