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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억 경북도 대구경북공항추진본부장이 "대구경북공항을 세계적인 물류 허브 공항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경북도의 목표"라며 공항발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
올해 초 경북도 대구경북공항추진본부장으로 취임한 이 본부장은 한국공항공사 사내 변호사를 시작으로 법제처에서 항공산업과 공항시설법 등을 두루 섭렵한 공항 전문가다. 지난 8월 국토교통부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불거진 화물터미널 갈등을 완만하게 풀어간 경북의 공항 실무자로도 손꼽힌다.
이날 기자를 보자마자 이 본부장은 열정적으로 대구경북공항 발전 계획부터 설명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대구경북공항추진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로펌 변호사와 공직자는 아무래도 사명감이나 보람에서 차이가 있는 듯하다. 민간에선 주로 기업자문이나 해외투자 역할을 수행했다면 경북에선 지역 주민, 기업인들과 향후 10년, 50년을 대비한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것에 굉장한 보람을 느낀다. 밖에서 보는 공직 사회는 보수적이고 수동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함께한 공직자들은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 의식으로 가득했다. 특히 위기상황에서의 희생정신은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
▶올해 이슈로 대구경북공항 화물터미널 복수 설치를 빼놓을 수 없는데.
"대구경북공항이 물류 공항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화물기 전용 화물터미널 설치가 필수다. 지난 8월 국토부의 민간공항 사전 타당성 조사 발표 이후 촉발된 갈등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화물터미널 복수 설치 제안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공감대 형성으로 실마리를 찾았다. 이후 경북도는 화물기 전용 화물터미널 설치를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에 연이어 건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성공적인 물류 공항 건설을 위해 앞으로도 관계 기관 실무진과 성실히 협의해 나갈 것이다."
한국공항公 사내 변호사를 시작으로
법제처 항공산업 등 섭렵 공항전문가
화물터미널 갈등 해소 실무자이기도
가볍고 작은 항공화물 특화물류시스템
바이오·농산물 특화 콜드체인 등 구축
4차산업기술로 低물류비 실현 구상도
"공항·지역 발전전략간 시너지 위해선
공항경제권 지자체의 운영 참여 필수"
▶화물터미널 복수 설치에 대한 협의의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지난달 이철우 도지사가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의성군 화물기 전용 터미널 설치를 건의한 후 국토부, 국방부 등 관계기관 실무자 간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민간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서 화물기 전용 터미널에 대한 기술·경제적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와 대구시도 화물기 전용 터미널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만큼 향후 예정된 민간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 회의를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가 그리는 대구경북공항 청사진은.
"대한민국 중심부에 위치한 대구경북공항을 물류거점 공항으로 육성하는 게 경북도의 목표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현재 인천공항에서 처리되는 대구와 경북의 화물뿐만 아니라 충청과 대전 등 인접 지역의 화물까지 확보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물류 인프라 구축이다. 가볍고 작은 경박단소(輕薄短小)형의 항공화물에 특화된 물류 시스템은 물론 바이오와 백신, 농산물에 특화된 콜드체인 등을 구축하고 저렴한 물류비용 실현을 위해 4차 산업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과 글로벌 권역배송센터(GDC), 특송장 등 해외 물류 창출을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대구경북공항이 완공되면 지역에 예상되는 파급 효과는.
"지난 8월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를 발표한 국토부는 대구공항 민간공항 이전으로 전국에 5조1천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3만7천여 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구경북공항 건설사업은 단순히 공항 이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역의 산업과 경제를 완전히 새롭게 바꿀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항공 물류와 관련성이 높은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등 지역 주력산업은 물론 전자상거래, 2차전지,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산업이 발전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전망이다. 또한 항공산업클러스터와 공항 신도시 조성까지 생각하면 지역 내 파급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지난 11·12일 영남대에서 '대구경북공항 국제물류포럼'을 열었다. 포럼의 성과라면.
"올해 처음 개최한 대구경북공항 국제물류 포럼은 공항 건설에 따른 경북의 항공 물류 창출과 국내외 물류 전문가의 물류 경쟁력 향상 방안을 수렴하기 위해 기획됐다. 포럼을 통해 라자다와 같은 해외 주요 물류 기업이 경북 화주 기업이나 관계기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물류 산업 활성화에 초석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내년에는 지역 기업인이 더욱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요즘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발전해 굳이 바이어를 상대하지 않아도 세계 어디서나 회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알리바바와 같은 플랫폼에 물건을 올리면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한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구경북공항의 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공항 개항 전 물류 산업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시급한 당면과제다. 이를 위해선 지방 공항의 운영에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벨기에 리에주 공항 등 해외의 이름 있는 공항들의 성장 배경을 살펴보면 지자체가 직접 운영에 관여해 공항과 지역 발전전략 간 시너지 효과를 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정한 지방시대를 위해서라도 지자체의 공항 운영 참여는 필수적이다. 아울러 공항 경제권 구축을 촉진할 물류 펀드 조성과 국내 항공 물류 정책을 전문적으로 추진할 컨트롤 타워가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
▶내년도 사업 추진 계획은.
"올해가 대구경북공항 건설의 초석을 다진 시간이었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속도전에 돌입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월 기획재정부가 대구경북공항 건설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확정한 이후 현재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이 추진 중이다. 국토부도 내년 말까지 민간공항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경북도 역시 내년에 스마트도시 지정 및 사업시행자 선정을 시작으로 공항 특화 도시 조성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대구경북공항이 대한민국 중남부권을 넘어 동아시아의 물류 허브 공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