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K팝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 앨범 스크랩하거나
아이돌 새해 맞이 상품 '시즌 그리팅' 다이어리 구매
전문가들 "개성 중시하는 세대, 애착템으로 자신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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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채림 씨가 꾸민 덕질용 다이어리.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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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채림 씨가 꾸민 덕질용 다이어리. 독자 제공 |
직장인 김채림(28) 씨의 다이어리는 일반적인 다이어리와 조금 다르다. 표지와 속지 모두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로 꾸민 것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좋아하는 가수를 담기 위해서도 다이어리를 꾸민다"고 밝혔다.
연말연시를 맞아 새 다이어리를 장만한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젊은 세대의 독특한 다이어리 사용법이 주목 받는다. 특히 K팝 팬덤 사이에서는 다이어리가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용으로도 사용돼 눈길을 끈다.
다이어리는 주로 일정을 메모하거나 일기를 쓰는 용도로 쓰인다. 하지만 젊은 세대가 다수인 K팝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이나 사진 등을 스크랩하거나, 가수의 이미지가 크게 박힌 다이어리를 구매해 덕질과 관련된 일상을 남기는 용으로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시즌 그리팅' 다이어리 사용을 들 수 있다. 시즌 그리팅은 새해를 맞아 판매되는 아이돌 굿즈 모음 세트인데, 새해 다이어리와 달력·사진·엽서·CD 등이 들어 있다. 지난달 27일 예스24에서 판매가 시작된 그룹 '엔시티 드림'의 2024 시즌 그리팅 상품은 지난 5일 기준 판매지수(판매실적 수치) 11만, CD 부문 순위 12위을 기록하고 일시 품절 상태다.
대학생 정모(여·22) 씨도 "지난해까지는 다이어리를 일기장으로만 사용했는데 올해는 덕질용 다이어리도 주문했다.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시즌 그리팅 상품에 가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남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다이어리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MZ세대는 개성을 중시하는 세대로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본인만의 애착템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다이어리는 개인의 생활을 담는 물건이기에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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