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금융 연체율 역대 최고
저축은행 NPL 3배 수준 증가
대출관련 부실지표 최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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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은 워크아웃 개시로 일단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건설·부동산 전반의 금융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관련 대출의 연체율·부실채권 등 부실 지표가 2금융권을 중심으로 몇 년 사이 최악의 수준을 보여서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체 금융권(은행+비은행)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08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1년 전(2022년 3분기·580조8천억원)보다 4.8%, 2년 전(2021년 3분기·497조6천억원)보다는 22.3%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비은행권(저축은행·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조합·보험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의 건설·부동산업 기업 대출 연체율도 각각 5.51%, 3.99%에 달한다. 2015년 집계가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
대출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으로 회수에 문제가 생긴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은 5.97%로 집계됐다. 1년 전(2.20%·2.52%)의 3.3배, 2.4배 수준이다. 부동산업은 2018년 4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고, 건설업은 2013년 1분기(35.36%) 이후 10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적은 은행권에서조차 건설·부동산업 연체율은 각각 0.58%, 0.15%로 상승세다. 건설·부동산 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각각 0.92%, 0.27%로 집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의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지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전후 수년간 급등한 시기 이후 가장 나쁜 상태"라고 말했다.
현 수준의 고금리 상황이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부동산 시장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건설·부동산 업종 대출의 부실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은도 건설·부동산업의 금융 리스크를 적극 챙겨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지난해 말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경기 부진 여파로 건설·부동산업 연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방 리스크(위험)를 감안하면 연체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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