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형 교육·시스템 통해
작년 192건·62억원 피해 막아
지난달 21일 오전 10시경. 대구 북구 산격동 DGB대구은행 유통단지영업부에 노부부가 찾아왔다. 창구 번호표를 뽑은 부부는 초조한 표정으로 기다리다가 '딩동' 대기번호 알림이 울리자, 쫓기듯 창구 직원에게 달려왔다. 전부 현금으로 인출해 달라며 떨리는 손으로 정기예금 통장을 내밀었다. 불안한 목소리와 눈빛. 수상했다. 직원의 머리에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그려졌다. A 직원은 "전액 현금으로 찾는 이유가 있나요"라며 시간을 끌었다. 범죄 여부를 확인해야만 했다.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비용이라는 답에 공사 진행 여부를 되묻자, 노부부는 말을 바꿨다. 보이스피싱이 확실했다. A 직원은 부부를 설득했다. 하지만 완강했던 부부는 직원의 설득을 거부하고 은행을 나가버렸다. 직원은 즉시 금융소비자보호부에 보고했다. 인근 영업점에도 연락을 취해 노부부를 유심히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A 직원은 "노부부가 은행을 나가서도 계속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모습에 확신이 들어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사실 부부는 이날 아침 보이스피싱범으로부터 아들을 납치하고 있으니, 수천만 원을 보내라는 협박 전화를 받은 상태였다.
DGB대구은행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고객들의 피해를 줄이고 있다.
18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피해를 예방한 보이스피싱은 192건, 62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실적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의 다양한 교육과 체계가 밑바탕이 됐다.
특히 지점 직원들은 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고액 현금을 인출할 경우 반드시 보이스피싱 안내와 맞춤형 금융사기 예방진단표를 작성해야 한다. 예방진단표를 문제 없이 작성하더라도 고객 언행을 유심히 살피고 이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를 추가 질문을 하는 등 끈질긴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밖에도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과 디지털 금융 교육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DGB찾아가는 이동점포' 차량을 이용해 현장에서 직접 전표 작성, ATM기기 사용법, 모바일 서비스인 iM뱅크 사용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대구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 관계자는 "최근 지인을 사칭한 부고문자와 건강검진 등을 가장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올해도 보이스피싱 범죄예방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피해 사례 및 수법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DGB대구은행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고객들의 피해를 줄이고 있다.
18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피해를 예방한 보이스피싱은 192건, 62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실적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의 다양한 교육과 체계가 밑바탕이 됐다.
특히 지점 직원들은 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고액 현금을 인출할 경우 반드시 보이스피싱 안내와 맞춤형 금융사기 예방진단표를 작성해야 한다. 예방진단표를 문제 없이 작성하더라도 고객 언행을 유심히 살피고 이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를 추가 질문을 하는 등 끈질긴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밖에도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과 디지털 금융 교육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DGB찾아가는 이동점포' 차량을 이용해 현장에서 직접 전표 작성, ATM기기 사용법, 모바일 서비스인 iM뱅크 사용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대구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 관계자는 "최근 지인을 사칭한 부고문자와 건강검진 등을 가장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올해도 보이스피싱 범죄예방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피해 사례 및 수법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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