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첨단농법·청년창업농 육성 사업
도농교류 체험 강화…신규 프로그램 개발
10여 년째 지원 행복중식사업도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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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없다면 농업도 농협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올해 1월 초 취임한 이청훈(56) 농협중앙회 대구본부장은 30년을 오롯이 농협에서 근무했다. 1994년 농협중앙회 달성군지부에 입사 후 대구경북의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을 오가며 실무를 익혔고, 지난해에는 1년간 농협은행 대구본부장을 맡았었다.
최근 집무실에 만난 이 본부장은 취재진과 인사하기가 무섭게 올해 사업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지금 농촌은 시장개방 확대와 소비정체, 규제 강화, 일손 부족 등 대내외적으로 어렵다"며 "올해를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을 살리기 위해 '함께하는 100년 농촌' 추진의 원년으로 삼겠다. 일자리와 소득이 풍부한 농촌, 사람이 찾는 농촌, 살고 싶은 농촌의 토대를 놓고 싶다"고 했다.
세부적인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농협 대구본부는 올해 사업에 스마트첨단농법과 청년창업농 육성 과정을 추가한다. 다양한 현장 교육을 확대해 보다 많은 청년농업인을 배출하기 위해서다. 2018년부터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금까지 약 1천400명의 청년농업인이 배출됐다.
도농교류 농촌체험도 강화한다. 팜스테이(farmstay) 마을 신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 초등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농촌관광 체험 교육도 지원한다. 대구경북에는 30여 개의 팜스테이 마을이 운영 중이다.
행복중식지원사업도 이어간다. 수확철 농촌을 찾아 직접 장만한 도시락을 배달하는 사업이다. 여성농업인들의 가사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된 것이 벌써 10여 년째다.
잠시 화제를 돌리자,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귀가 솔깃한 얘기를 했다. 당시 농협은 청와대에 지점을 둔 유일한 은행이었다. MB정부시절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청와대에 입점했단다. 그는 왕성한 업무활동과 금융지식을 인정받아 청와대점 부지점장으로 근무했다. 농협 청와대지점은 2022년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사라졌다.
그는 "청와대 지점에는 간판과 야근, 청원경찰이 없다. 특정 브랜드 간판을 내걸 수 없고, 오후 8시에는 모든 사무실을 비워줘야 했다"며 당시 시절을 잠시 술회했다. 색다른 추억이 깃든 장소여서 다소 아쉽다고 했다.
현재 대구농협에는 2천여 명이 근무한다. 임직원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3행(청렴, 소통, 배려)과 조직문화에서 근절해야 할 3무(사고, 갑질, 성희롱)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올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물었다. 이 본부장은 "직원들에게 직장에 가는 게 행복하고 일하는 게 즐거운 일터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이지영기자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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