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TK 공천 막바지
현역중심 지적 있지만
지역희생·비하는 없어
다선 보유도 긍정적
22대서 성과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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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본부 정치부 선임기자 |
'현역불패·신인횡사' '잡음 없고 교체도 없는 조용한 공천'
국민의힘의 최근 공천을 두고 내놓는 중앙 언론들의 총평이다. 여당의 공천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역 중심' 공천이 이뤄진 것에 대한 비판들이다. 교체되는 의원들이 10명도 채 안 되다 보니 안정감은 있지만 '변화'는 주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구·경북(TK)을 포함한 영남권에 교체가 없다는 비판은 물론이다. 야당의 공천 파동이 이재명 당 대표에 쏠려 상대적으로 가려졌을 뿐, 마찬가지로 '감동이 없다'는 견해도 잇따르고 있다.
'정치 교체'가 없다는 비판은 충분히 이해한다. 지역의 경선들도 사실상 '현역 불패'가 마무리됐기에 현역 의원 교체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더욱이 참신한 모습을 보이며 경선에서 안타깝게 낙마한 예비후보들도 제법 보이기에 아쉽기도 하다.
언론인이 아닌 순수한 '대구경북 지역민' 또는 '지역 정치권 관계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TK에서 '정상적인' 공천을 봐서 특이하다고 말이다. 정치 신인에게 '현역'이라는 벽은 원래 높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넘어서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보수 세가 강한 TK에서 미리 지역구를 닦아놓은 현역에게 승부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항상 교체 대상에서 벗어나 있던 수도권에서는 늘 기존 의원·당협위원장들이 강세였던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상황이 정상이고, 중앙당에서 지역에 인위적 교체로 이를 보완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정상이라고 하고 싶은 대목은 교체 여부가 아니다. 무엇보다 지역을 비하하며 상처를 주는 대목이 없었다는 점이다. 지금 같은 시기엔 늘 중앙 언론을 비롯해 당 지도부에선 영남권 물갈이에 대해 은근히 기대하는 메시지를 내곤 했다. 민심과는 전혀 무관한 '희생'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의 공관위는 TK에 이례적으로 컷오프 비율을 높게 잡았고 공개적으로 '칼질'을 예고했다. 당의 교체율을 위해 지역을 희생시킨 것이다.
지금도 중앙언론에선 현역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영남권'에 칼을 들이대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런 시선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보수여당은 대구경북 지역을 여전히 '아무나 바꿔도 되는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늘 무소속이 1~2명씩은 나왔고 공천에 반발하는 사례들도 나왔는데 말이다. 이번에도 일부 지역에선 무소속의 당선이 점쳐지기도 한다. 이외에도 계파 공천 논란도 없다는 점이 정상이라 할 수 있다. 앞선 새누리당의 공천 때에는 친이·친박 계파 학살 논란과 당 대표나 대통령의 측근이라며 공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본선이 열리지 않은 만큼 조심스럽지만, 이번에는 계파 논란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분명 고무적이다.
게다가 국회에선 '다선' 의원이 갖는 이점도 많다. 상임위 간사를 할 수 있는 '재선', 상임위의 위원장을 할 수 있는 '3선'이 많을 경우 지역 현안 해결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등에서 타 지역 의원들에 밀려 현안을 해결하지 못했던 점들을 돌이켜 봤을 때 다선이 많은 것은 분명 강점이다.
만약 현역들이 당선된다면 22대 국회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 같다. 정상적인 공천이 이뤄졌는데,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면 '물갈이가 옳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훈 서울본부 정치부 선임기자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