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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게 이야기

2024-05-16

[취재수첩] 대게 이야기
남두백기자〈경북부〉

'니들이 게 맛을 알어?' 유명 배우가 TV 광고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말이다.

'게'라고 하면 보통 꽃게가 먼저 떠오르지만 180여 종 중에서 최고는 역시 대게다. 긴 다리와 섬세한 육질은 물론 단맛까지 난다는 대게는 다릿마디가 대나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게 중에서 최고로 꼽는 것이 박달대게다. 박달게는 특정한 종이 아니라 박달나무처럼 속이 꽉 찬 게를 일컫는 별칭이다.

영덕에서는 주로 먼 바다에서 조업하는 근해 자망어선들이 일반 대게와 구분하기 위해 박달게 다리에 띠를 채워 위판과정부터 차별화된다. 보통 1.5㎏ 정도의 한 마리가 수협에서 12만~16만원 안팎으로 위판될 정도로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보통은 크기가 조금 작고, 주로 가까운 바다에서 잡히는 일명 갓바리 대게가 실제 판매의 대세를 이룬다.

또 비슷한 형태지만 짙은 붉은색을 띤 홍게는 대게보다 살도 적고 상품 가치가 떨어져 가공용 또는 분식점 어묵 국물 등에 쓰인다.

최근에는 어획량이 줄면서 많은 어선이 울릉도와 독도 부근까지 가서 대게를 잡고 있다.

알에서 부화한 대게는 매년 딱딱한 껍질을 벗는 탈피과정을 거친다. 어민들이 그물과 통발로 잡을 수 있는 몸통 길이 9㎝ 이상 자라는데 보통 9~10년 정도 걸릴 만큼 성장이 더디다.

6~11월까지는 잡을 수 없고 알을 잔뜩 품은 암컷 대게(일명 빵게)와 체장 미달(몸통 9㎝ 미만) 대게는 연중 포획이 금지되며 처벌 수위도 가볍지 않다.

동해에서만 잡을 수 있는 대게는 수송 거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영덕과 울진, 포항(구룡포) 3곳에 주로 위판되고 있다.

한때 울진과 영덕이 '대게 원조'를 놓고 논쟁이 일기도 했지만 고려 태조 왕건이 영덕 차유마을에서 대게를 먹었다는 기록이 발견되면서 마무리됐다.

대게라는 한가지 상품을 놓고 강구항 주변에만 약 170~190곳의 대게 판매 식당이 성업 중이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속이 꽉 찬 대게를 찾는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강구항 근처 7번 국도는 악명높은 정체 구간이 된 지 오래다.

대게 특성상 성장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너무 비싸 손대기 쉽지 않지만, 제대로 알고 먹을 수 있다면 비싼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남두백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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