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순심여중에 깜짝 방문
"보훈 가치 일상서 실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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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이 유아진 학생과 앞으로도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잊지 말고 일상에서 실천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이 여중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칠곡군의 한 중학교를 깜짝 방문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이 차관은 최근 호국과 보훈 관련 인프라 지원과 상호 협업 강화를 위해 칠곡군청을 비롯해 다부동전적기념관과 대구 보훈병원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3년 전 학생들과 했던 약속을 위해 잠시 틈을 내어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순심여중을 찾았다.
이 차관은 2021년 칠곡군이 개최한 '제2연평해전 추모 행사'에 참석하면서 순심여중 학생들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순심여중 학생들은 이 차관을 위해 종이학 편지를 접고 추모시를 쓰는 것은 물론 가야금까지 연주하며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이 차관이 다친 다리를 보여 주며 제2연평해전의 아픔을 소개하자 학생들은 연신 눈물을 흘리며 손을 잡고 따뜻하게 위로했다.
학생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이 차관은 "정말 고맙다. 다시 만나 꼭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날 이후 학생들은 호국 영웅 추모와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에게 마스크를 보내는 등 보훈 관련 사업에 동참하며 약속을 지켜나갔다.
특히 유아진(2년) 학생은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실종된 미 육군 엘리엇 중위 유해를 찾아달라는 손편지를 작성해 주한미국대사관 공식 SNS에 소개되며 미국인에게 감동을 줬다. 또 대통령 후보로 칠곡군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귓속말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엘리엇 중위 유해를 꼭 찾아서 미국 가족들에게 돌려보내 주세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차관은 칠곡군 방문이 잡히자 학생들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이른 아침부터 일정을 서둘렀다.
순심여중 학생들은 약속을 지킨 이 차관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큰 박수로 맞이하자, 이 차관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왔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이어 학생들과 "앞으로도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잊지 말고 일상에서 실천하자"라며 새끼손가락을 걸고 도장까지 찍으며 굳은 약속을 하고 짧은 만남을 마무리했다.
이 차관은 "바쁜 일정이지만 약속을 지키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싶었다"며 "미래 세대가 보훈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일상의 보훈 문화 확립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호국 도시에 사는 청소년들의 선행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도록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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