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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時時刻刻)] 대구·경북 행정통합 어떻게 할 것인가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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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훈 (주) 비즈데이터 이사·파리1대학 법학박사

한때 우리나라를 '팔도강산'이라 부른 적이 있는데, 현재의 행정구역과는 다른 구분이었다. 원래 행정구역은 시대와 상황에 맞게 통합되고 분리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지금은 특별시,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 광역시·도 등 다양한 광역자치단체로 구분되고 있다. 그런데 일반인은 이러한 다양한 구분과 그 효과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요즘 대구와 경북도의 통합을 위해 대구광역시장과 경북도지사가 합의를 이끌고, 국회에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행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한다는 입장이다. 언론에서도 행정통합이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조가 지배적이다.

그런데 행정통합의 목적을 살펴보면, 500만 인구를 구성하여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국토 다극화, 총리실 지휘를 받는 2단계 행정체계,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모든 권한을 이양받는 '완전한 자치정부'의 구성이다. 다시 말해 서울시와 견줄 '힘 있는' 광역자치단체의 탄생이다. 이것은 국내적으로는 지방자치와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국제적으로는 국제경쟁의 단위가 국가 전체가 아니라 일정한 규모를 지닌 지방자치단체로 변화하는 시대 조류와 맥을 같이한다고 평가된다. 대구와 경북도가 분리되어 있어 행정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대구나 경북도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사업들을 통합된 하나의 지방자치단체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

이와 비슷한 해외 사례를 보면, 프랑스의 행정구역 단위인 '레지옹(프랑스어: region)'을 들 수 있다. 레지옹은 우리나라의 광역자치단체와 비슷한 조직으로, 1982년에 시행된 '지방분권법'에 따라 신설된 자율적인 행정권을 가진 최상위의 지방행정구역이다. 프랑스 본토를 기준으로 22개의 레지옹이 2016년 13개로 통합되었는데,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다. 경제정책을 실현하는 데 작은 규모의 행정구역으로는 효율적인 정책효과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경우가 이와 아주 유사하다.

역사적으로도 경북도와 대구는 한 몸이었는데, 인구 증가와 함께 대구만 분리되어 직할시가 되었다. 이후 지방자치제도의 실시로 1995년에는 달성군을 편입하여 대구광역시가 되었고, 2023년에는 군위군을 편입하여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큰 면적의 시역으로 확장되었다. 추세를 보면 점차적으로 대구시 주변의 경북지역이 하나씩 대구시로 편입되고 있는데, 제도 정비를 통해 한 번에 통합을 하는 것이 지방자치제도의 발전 측면에서나 국제경제력 측면에서 더욱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광역자치단체의 통합은 반드시 주민의 동의에 의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자치단체의 출현은 그 지역 주민의 정체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자치단체의 관할권도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 보호대상인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자유로운 행정'이 실현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비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율권 강화를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도 반드시 정비되어야 한다. 지방정부의 관할권에 속하는 고유한 권한에 대해서는 지방정부가 우선적으로 행사해야 하며, 국가는 단지 보충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대구·경북의 통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을 분명히 알고 길을 다져나가야 실효성 있는 통합의 길이 완성될 것이다.

권세훈 <주>비즈데이터 이사·파리1대학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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