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균형발전 내세워
다양한 국제행사 성공도 장점
숙소·경호·공항 등 여견 최적
취업유발 효과 7900여명 기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 제4차 회의가 20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 |
경북 경주시가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 협력체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잠정 결정된 데에는 유치 전제 조건을 가장 잘 충족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유치 지역 중 유일한 기초지자체인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탁월한 역사·문화적 요인과 함께 유치에 따른 지역균형발전 효과도 탁월하다는 분석이다.
경주는 유치 경쟁을 벌였던 도시 중 유일한 지방 중소 도시였다. APEC 교육장관회의·세계물포럼·G20 재무장관회의·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다양한 국제 행사의 성공 개최로 이같은 약점을 상쇄해 왔다. 특히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밝힌 국내 기초 단체 중 국제회의를 가장 많이 개최한 도시도 경주다.
실제로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2012년), 인도네시아 발리(2013년), 베트남 다낭(2017년) 등 역사·문화 중소도시에서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열린 전례도 힘을 보탰다.
경주의 인프라도 타 경쟁도시 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배경이 됐다.정상회의장과 숙소 등이 모여 있는 보문관광단지 전체 1천200만㎡를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으로 설정하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완벽한 경호가 가능하다. 2005년 부산 APEC 당시 한미 정상회담이 보문관광단지에서 열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또 50분대의 김해공항, 대구공항, 포항경주공항, 울산공항 4곳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울산공항을 제외하면 모두 군사공항으로 기상악화나 일정변경 등 상황변화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통제와 관리가 용이해 비용적 이점이 크고 무엇보다 국빈 의전과 경호 측면에서 최적의 선택이 가능하다.
숙박시설도 풍부하다. 화백컨벤션센터 회의장 주변 3㎞ 이내에 5성급 호텔을 비롯 대규모 리조트인 한화리조트(395실), 켄싱턴리조트(555실), 소노벨경주(417실), 블루원 패일리 콘도(109실) 등 103개소, 4천400여 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정부대표단 수요의 157% 수준이다. 반경 10㎞ 이내에는 1천333개소 1만3천265실을 확보하고 있어 경제대표단이나 미디어 관계자, 행사요원 등의 수요 대비 280% 객실을 확보하고 있다.
개최 도시로 경주가 선정된 데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PEC회의에는 미국·중국·일본 등 회원국 정상과 고위 관료,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 등 6천여명이 참석한 정상회의와 함께 200여 회에 달하는 각종 국제회의도 예정돼 있다. APEC회의를 개최할 경우 경제적 파급 효과는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APEC은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 협력체다. 1989년 출범 이후 1993년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21개 회원국의 인구 30억명은 전 세계 인구의 40% 수준이다. 경제적으로는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62%, 교역량의 50%를 차지한다.
내년 APEC 정상회의를 경주에서 개최한다면 생산유발효과 9천72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4천654억원, 7천900여명의 취업 유발 효과 등 모두 2조원이 넘는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홍석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