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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강의 도시, 열린 대구

2024-07-10

[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강의 도시, 열린 대구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많은 사람이 '분지 도시' 하면 바로 대구를 지목한다. 그런데 대구는 분지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최근 5년 동안 7~8월의 대구의 풍향을 조사해 봤더니 비슬산에 가로막힌 남쪽보다는 뻥 뚫린 동쪽에서 더 많은 바람이 불어오고 대구의 서쪽 역시 300m 이하의 몇몇 구릉지가 있을 뿐이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분지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TBC 뉴스 "분지 아닌 '분지 도시'"(2023년 6월27일) 이야기다. 동영상으로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대구, 광주, 서울 모두 산간 분지 도시라는 주장도 있다. 전 국토의 70%를 산지가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분지 지역이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분지 지형으로 인해 대구에 씌워진 프레임(frame)이다. 분지 도시는 막힌 도시, 답답한 도시로 연결되었고, 여러 요인이 겹쳐서 폐쇄적인 도시라는 이미지까지 쌓였다.

인지과학에서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즉, 세계를 이해하는 인식의 틀이다. 미국의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면 그 프레임이 활성화된다"라고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라는 것이다. 새로운 프레임은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한다. 대구를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선 다르게 말해야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擇里志)'에서 "산이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고, 가운데 큰 들을 이루고, 들 한가운데로 금호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다가 낙동강에 합류한다. 관아는 강 뒤쪽에 있다. (경상)도의 중앙에 위치하여 남북으로 거리가 매우 평탄하니, 지형이 훌륭한 도회지다"라고 대구를 소개하고 있다. 대구는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사문진 나루터와 영남대로를 통해서 예부터 많은 물류와 사람이 오고 갔다. 대구는 강의 도시, 사통팔달 열린 도시였다.

'강의 도시' 대구의 매력을 만끽한 기억이 많다. 신천에서 산책하다 만난 수달 두 마리, 자전거로 달리며 즐겼던 금호강의 풍광, 시원한 강바람이 좋았던 낙동강 유람선. 대구시는 '신천 수변 공원화 사업'과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의 이미지를 '분지 도시'에서 '강의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접근은 잘 보이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쌓여온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대구를 강의 도시, 열린 도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지역언론부터 나서야 한다. 지금 대구를 바라보는 마음의 창부터 '강의 도시'로 바꾸어 보자.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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