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도 기초과학 관심 가져야 "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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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동 ICTAM 조직위원장.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우리가 아프면 병원을 가는 것과 똑같습니다. 기업이 어려울 땐 관련 전문가를 찾아 전문지식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다."
김희동 2024 ICTAM(국제 이론·응용역학 학술회의) 조직위원장(안동대 기계공학과 교수)은 '역학'은 공학의 바탕이자 핵심인 학문이라고 했다. 운동선수가 기초체력을 갈고 닦듯이 공학을 토대로 발전한 오늘날 세계 산업계는 역학을 갈고 닦아야만 탄탄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학술회의 참가자 95%는 외국인이다.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이번엔 그나마 5%라도 국내 과학자들이 참가했다. 이전에 ICTAM에 참석할 수 있었던 국내 과학자는 한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에 관한 관심이나 열망이 부족하다"고 운을 뗐다.
기초체력이 부족한 운동선수는 쉽게 부상을 당한다. 이때문에 그 아쉬움이 국내 학계뿐만이 아니라 산업계로도 향하는 이유다. 그는 국내 첫 ICTAM이 대구에서 개최된 만큼 지역 산업계를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지역 산업계 반응은 냉담했다.
그는 "ICTAM에 참가하는 세계 과학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유수 대학의 교수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기업 소속 연구원이다. 그만큼 산업계와 학계가 같이 밀접하게 움직인다. 학계는 산업계 지원을 받아 고도의 지식을 산업과 연계해 응용하고, 산업계는 그 지식을 통해 기술 혁신에 다가서는 선순환 구조다. 반면 국내에선 산학 협력이란 모호한 개념으로 단발성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역 내 수많은 전통산업 기업들이 이제 첨단기술을 접목하려고 시도 중이다. 기업마다 능력 있는 연구원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고도의 기초과학 지식에 바탕을 두고 설계 및 제조하는지는 의문이다. 애초 ICTAM을 준비하면서 지역 중소기업 부스를 크게 설치해 연구개발 역량이 있는 기업들을 초대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지역 산업계의) 비전·장기계획이 다소 부족한 건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끝으로 지역 학계와 산업계에 별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ICTAM 행사 후에도 대구의 산업계와 기초과학 학계를 연계하는 시도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며 "기업도 당장 하루하루가 전쟁이니 기초과학까지 논하는 게 '한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그런 태도부터 빨리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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