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관측도 수도권에 몰려… 서울 29곳, 인천 18곳
대구는 11곳, 남구·달서구·수성구·중구에는 관측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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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포함한 경북중남부내륙에 설치된 AWS 현황.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
내년에도 대구경북의 기상 관측 공백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이 대구경북 지역 내 기상 관측 장비 신설을 추진했지만, 정부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6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내년도 기상청 예산안 중 자동 기상관측장비(AWS: Automatic Weather Station)와 관련된 예산이 삭감됨에 따라 내년도 대구경북 지역 AWS 신설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AWS는 컴퓨터를 통해 자동으로 기상을 관측하는 장비로 현재 전국에는 500여 개가 설치됐다. 기온, 강수량, 풍향, 풍속 등 기본 기상 현상을 관측하는 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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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계획이 무산된 것은 AWS 신설에 대한 정부 예산 자체가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상청 예산안에 지역 기상 상황을 관측하는 AWS 대신 대한민국 전역을 감시하는 '3차원 입체 기상관측망'과 지진 관측망 등을 위해 예산 991억 원을 책정했다.
현재 대구에는 AWS가 동구 3곳, 달성군 3곳, 군위군 3곳, 서구 1곳, 북구 1곳 등 모두 11지점에 설치돼 있다. 따라서 수성구, 중구, 남구, 달서구에선 세분화된 기상 현상을 관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대구에 AWS가 적게 설치됐다. 서울은 대구보다 면적이 작지만 29지점에 설치됐다. 인천(18곳), 부산(16곳)도 대구보다 더 많이 설치돼 있다.
기후변화로 이상 기후가 빈번히 발생해 AWS 신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좁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로 인명피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어 세분화된 관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WS가 없으면 지역 강수량도 측정할 수 없고, 추후 예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상 자료도 수집할 수 없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수성구와 경북 청도, 성주 등에 관측 수요가 많다고 판단해 신설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번 예산에는 전국적으로 AWS 예산이 없어 추가 설치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부지 등을 미리 준비해 예산이 마련되면 바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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