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부인' 조롱 은유적 패드립
여야 대표엔 "외계인""살모사"
'계엄령 괴담' 현실성 결여
막말·궤변은 소구력 낮아
홍심 찌르는 풍자가 흡인력
논설위원 |
#막말=김홍신 전 의원은 흔히 막말의 원조로 꼽힌다. 그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던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박아야 한다"며 DJ를 저격했다. "세월호 유가족들, 징하게 해 처먹는다"(차명진 전 의원) "미사일을 날려 자유여신상 ××에 꽂아버리자"(김용민 '나꼼수' 멤버) 따위도 역대급 막말에 속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경기도지사 시절 설화도 막말 순위에 오를 만하다. "춘향전은 변사또가 춘향이 ○○○ 이야기"라니. 그런 사족(蛇足)이면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서사는 "시아버지가 며느리 ○○○ 이야기"로 저급화한다. 양귀비는 현종의 18왕자비였다.
막말은 언어유희의 범주를 넘어선다. "대통령 부부는 살인자" "또라이" 직격이 직유법이라면 영부인을 '콜부인'으로 조롱한 건 은유적 '패드립'이다. 여야 대표는 졸지에 "외계인" "살모사"로 비하됐다. 국회 법사위원회는 자주 난장(亂場)을 연출한다. 지난 5일에도 그랬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청래 위원장을 "빌런"이라고 하자 정 위원장은 "여러분은 악당의 꼬붕이냐"고 응수했다.
#궤변="차별금지법이 공산혁명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안창호 인권위원장의 발언은 생뚱맞고 뜬금없다. 차별금지법과 공산혁명에 무슨 불가분의 고리가 있단 말인가. "일본 강점기 우리 선조 국적은 일본"이라고 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주장 역시 논거가 부족하다. 참정권 없는 일본인? 실질적으론 '주권 없는 한국인'이었다.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설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최종적으로 공천이 되지 않았으니 공천 개입이 아니다"는 논리를 폈다. 미수에 그쳤으니 행위 자체가 무효? 법의 규율을 왜곡하는 궤변이다. 대통령실 한 참모가 "우리 대통령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상남자 스타일"이라고 했다는데 '지지율 무덤덤'이 상남자? 동의하기 어렵다.
괴담도 일종의 궤변이다. 민주당이 띄운 '계엄령 괴담'은 현실성이 결여돼 파급력이 커진 않았다. 근거를 대라는 여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예방주사"라며 살짝 물러섰다. 예방주사 효과? 순발력이 좋은 건지, 염치가 없는 건지 헷갈린다.
#풍자=박지원 의원은 이원석 검찰총장 퇴임에 즈음해 "공수래 공수거"라고 저격했다. 아무것도 안한 식물총장이었다는 뜻이다. 정치판엔 풍자와 패러디가 넘친다. "용산에 2부속실이 없는 이유는 김건희 여사가 2아닌 1이기 때문"(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은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할 때 때를 미는 세신으로 버티었다"(이준석 의원) "국민의 명령 거부한 윤 대통령이 진정한 항명수괴"(정청래 의원) "대장동·백현동 배임, 위증교사, 선거법 위반, 대북송금 3자 뇌물 등 온갖 범죄혐의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는 팔방범인"(여당 의원).
'VIP1, 2'는 대통령 부부의 야릇한 역학관계를 비꼰 신조어다. 지인을 중용하는 윤 대통령의 용인술을 '아가패(아는 사람, 가까운 사람, 패밀리)' 인사로 비틀기도 한다. 5년 전,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잇단 설화를 빚자 당이 '실언 방지 매뉴얼'을 만들었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었다. 막말, 궤변, 풍자의 경계가 모호해서다. 막말과 궤변은 정치를 격하할 뿐 소구력이 낮다. 그러나 홍심을 찌르는 풍자는 흡인력이 강하다. 막말의 격을 높이고 해학을 곁들이면 그게 패러디다.
논설위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경기도지사 시절 설화도 막말 순위에 오를 만하다. "춘향전은 변사또가 춘향이 ○○○ 이야기"라니. 그런 사족(蛇足)이면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서사는 "시아버지가 며느리 ○○○ 이야기"로 저급화한다. 양귀비는 현종의 18왕자비였다.
막말은 언어유희의 범주를 넘어선다. "대통령 부부는 살인자" "또라이" 직격이 직유법이라면 영부인을 '콜부인'으로 조롱한 건 은유적 '패드립'이다. 여야 대표는 졸지에 "외계인" "살모사"로 비하됐다. 국회 법사위원회는 자주 난장(亂場)을 연출한다. 지난 5일에도 그랬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청래 위원장을 "빌런"이라고 하자 정 위원장은 "여러분은 악당의 꼬붕이냐"고 응수했다.
#궤변="차별금지법이 공산혁명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안창호 인권위원장의 발언은 생뚱맞고 뜬금없다. 차별금지법과 공산혁명에 무슨 불가분의 고리가 있단 말인가. "일본 강점기 우리 선조 국적은 일본"이라고 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주장 역시 논거가 부족하다. 참정권 없는 일본인? 실질적으론 '주권 없는 한국인'이었다.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설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최종적으로 공천이 되지 않았으니 공천 개입이 아니다"는 논리를 폈다. 미수에 그쳤으니 행위 자체가 무효? 법의 규율을 왜곡하는 궤변이다. 대통령실 한 참모가 "우리 대통령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상남자 스타일"이라고 했다는데 '지지율 무덤덤'이 상남자? 동의하기 어렵다.
괴담도 일종의 궤변이다. 민주당이 띄운 '계엄령 괴담'은 현실성이 결여돼 파급력이 커진 않았다. 근거를 대라는 여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예방주사"라며 살짝 물러섰다. 예방주사 효과? 순발력이 좋은 건지, 염치가 없는 건지 헷갈린다.
#풍자=박지원 의원은 이원석 검찰총장 퇴임에 즈음해 "공수래 공수거"라고 저격했다. 아무것도 안한 식물총장이었다는 뜻이다. 정치판엔 풍자와 패러디가 넘친다. "용산에 2부속실이 없는 이유는 김건희 여사가 2아닌 1이기 때문"(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은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할 때 때를 미는 세신으로 버티었다"(이준석 의원) "국민의 명령 거부한 윤 대통령이 진정한 항명수괴"(정청래 의원) "대장동·백현동 배임, 위증교사, 선거법 위반, 대북송금 3자 뇌물 등 온갖 범죄혐의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는 팔방범인"(여당 의원).
'VIP1, 2'는 대통령 부부의 야릇한 역학관계를 비꼰 신조어다. 지인을 중용하는 윤 대통령의 용인술을 '아가패(아는 사람, 가까운 사람, 패밀리)' 인사로 비틀기도 한다. 5년 전,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잇단 설화를 빚자 당이 '실언 방지 매뉴얼'을 만들었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었다. 막말, 궤변, 풍자의 경계가 모호해서다. 막말과 궤변은 정치를 격하할 뿐 소구력이 낮다. 그러나 홍심을 찌르는 풍자는 흡인력이 강하다. 막말의 격을 높이고 해학을 곁들이면 그게 패러디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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