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LA 코트라 무역관 3층서 개소식
타 지자체보다 1계급 높은 서기관 파견
농산물 판로 개척 아닌 신산업 도약 계기
"성과 없을 시 소환" 뼈있는 농담도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KOTRA 무역관에서 대구시 LA사무소 개소식이 열렸다. 개소식에 참석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테이프 커팅식을 갖고 있다. |
"미국에서 영업 사원을 자처하신 홍준표 대구시장님, 환영합니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 20평(66㎡) 남짓한 작은 사무실에서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구시 LA 사무소' 설립을 축하하는 소리였다.
대구시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LA에 마련했다. 해외사무소 설립은 중국 상해와 베트남 호치민에 이어 세 번째다. 시는 올 연말 중국 청두에도 사무소를 추가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내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린 제51회 LA 한인축제를 방문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참가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A에 해외사무소를 둔 국내 지자체는 대구를 비롯해 경북, 경남, 전북, 전남 등 7개 시·도다. 이중 6개 지자체가 이곳 코트라 무역관에 자리 잡고 있다.
대구시는 타 지자체 사무소와 차별성을 거듭 강조했다. 먼저 시는 LA사무소 주재관(소장)으로 4급 상당 공무원(서기관)을 파견했다. 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LA사무소 주재관이 모두 5급인 점을 감안하면, 대구시가 LA사무소에 거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그간 경북·경남·전남·전북 등 도농 복합 지자체에서 1차 농수산물 판로 개척을 위해 LA사무소를 설립했지만, 대구 경우 3차 식가공품을 중심으로 AI·ABB 등 미래 신산업 시장 개척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궤를 달리한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첫 소장으로는 서정혜 전 대구시 경제정책관이 이름을 올렸다. 연세대 수학과 졸업 후 제56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사회에 입문한 서 주재관은 대구시 대표 경제 전문 관료로 꼽힌다.
홍 시장은 개소식 기념사를 통해 "이번에 LA에 사무소를 개설한 것은 미래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반도체, ABB 등 대구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5대 신산업을 LA를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와 연결 짓도록 해 대구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자는 데 의미가 있다"며 "LA사무소가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 및 비즈니스 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대구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경제, 문화, 관광 등 다방면에 걸쳐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념사 후 홍 시장은 서 주재관에게 "개소 후 6개월간 성과가 없으면 다시 대구시로 소환할 수도 있다"라는 뼈 있는 농담을 건네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에 서 소장도 "열심히 해서 성과를 꼭 내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글·사진=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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