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시행 앞둔 경북지역 고교
교육부 제시 선택과목만 200개
정원미달로 교사 줄어 개설 한계
학생들 원하는 과목 충족 어려워
학부모들 "대입 불리할라" 우려
경북교육청 "강사 지원 등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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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학생들이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사진은 경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심화 학습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의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경북지역 소규모 고교와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교 학점제의 핵심인 학생이 원하는 다양한 선택 과목을 소규모 학교에서는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대입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교육부가 고교학점제를 골자로 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선택과목(보통교과 기준) 숫자만 200개가 넘는다.
대학에선 내년도 고교 입학생(2009년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8학년도에 맞춰 필수 이수 과목 편성을 요구하거나 학생부전형에 진로 과목을 수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각 고교에선 다양한 선택 과목 개설이 지상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의성의 한 고교에 근무하는 최모 교사는 "교사가 부족하다 보니 다양한 교육과정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며 "온라인을 통해 선택과목을 들을 수 있다고 하지만 직접 대면 수업을 편성하는 큰 학교와 비교하면 우리 학생들은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특히 소규모 고교 대부분이 군 지역에 있다 보니 시간강사나 기간제 교사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양의 한 고교 교장은 "정원을 못 채워 한 학급이 감축될 때마다 교사 수를 2명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입학 정원도 채워야 하고, 학생이 원하는 다양한 선택 과목을 개설해야 하는 데 농촌에선 어렵다"고 토로했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경북지역 일반고 127곳 중 13곳이 재학생 100명 미만 학교로 분류된다. 또 군 지역에 위치한 고교도 34곳에 달한다. 이들 학교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한 애로사항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경북교육청은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소규모 고교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2022년부터 시범 운영한 고교학점제 연구·준비 학교의 성과를 분석하는 한편, 인근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 활성화,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는 (가칭)경북온라인학교의 정식 운영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자체 과목 편성이 어려운 소규모 학교에 강사를 지원하는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등 학교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고교학점제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