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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대통령의 功過(공과)

2024-10-03
[영남타워] 대통령의 功過(공과)"아빠는 5·18을 어떻게 생각해?"

지난 추석 연휴 고3 아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나온 대학생 딸의 질문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아빠의 입장이 궁금한 듯했다.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답변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딸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아들 또한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얼굴에서 느낄 수 있었다.

대화 중 딸과 아들 입에서 나온 말은 조금 놀라웠다. "친구들 중에 많지는 않지만 '5·18이 북한 공작원이 저지른 폭도라며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다'고 해서,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두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대답에 앞서 "왜 전두환 대통령이 아니고 전두환"이냐고 했더니 "학살의 주범으로 재판을 받았기 때문에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사면을 받았는데…"라는 말에는 "많은 사람을 죽인 죄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10~20대의 인식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전 전 대통령이 다 잘못한 것은 아니라며 "일제 잔재로 남아있던 두발과 교복 자율화를 단행한 장본인이자 학원교습과 과외를 전면금지 시킨 것이 전 전 대통령"이라는 말에는 두 아이 모두 놀라는 모습이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대통령도 저마다 공과(功過)가 있다.

지난달 24일 '경북도 화공 굿모닝 특강' 300회 축하 강연을 위해 도청을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공과 과가 있다. 대통령 시절 적극적으로 추진한 4대강 사업이 지금까지도 논란은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야당 서울시장으로 업적도 적지 않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물론 지금은 전국 대도시의 표준이 되다시피 한 중앙버스차로 시행과 전통시장 현대화는 이 전 대통령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업적은 공과를 넘어 민주주의라는 큰 틀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는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사법시험을 폐지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워하는 이도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모두가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그렇다고 이들 대통령이 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을 전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 국민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닐까.

지난해 미국 출장길에 잠시 들른 텍사스대학 내 '린든 베인스 존슨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은 텍사스와 오스틴의 명소였다. LBJ도서관에는 존슨 대통령 재임 당시와 같은 공간의 집무실이 꾸며져 있을 뿐 아니라 그가 대통령 시절 타던 승용차까지 전시돼 있었다.

바로 옆에는 텍사스 대학 린든 B. 존슨 공공문제대학원도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유인 우주 계획을 총괄하는 텍사스주 휴스턴의 NASA 본부 이름도 '린든 B. 존슨 센터'다.

존슨 전 대통령은 흑인을 처음으로 법무부 차관에 이어 대법관까지 임명하고 민권법을 발의하는 등 미국 사회 내 인종차별을 없애는 노력을 기울이는 등 많은 역할을 한 반면, 베트남 추가 파병과 과도한 달러 발행으로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 넣어 비판도 적지 않다. 존슨 대통령 시절 공보담당 비서관을 지낸 조지 리디는 회고록에서 "그는 개자식(son of a bitch)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너무나 훌륭한 개자식"이라고 존슨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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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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