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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 딥페이크 논란, 그 다음은?

2024-10-04

각종 조작 딥페이크 범죄
대구경북 교육계에도 파장
범죄 피해 가능성 공론화
딥페이크 대응 각계 집중
폭력 근원 분석·치유해야

[하프타임] 딥페이크 논란, 그 다음은?"요샌 인스타로 슬슬 갈아 타더라고요. OOO은 벌써 갈아탔고…." "이젠 다른 걸 한다고?" "복수가 뭐 쉬울 줄 알았어요?" "뭘 자꾸 배워야 할 줄은 몰랐지…."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온 대사들이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에서 인상 깊게 본 장면 중 하나다.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힌, 그래서 복수하고 싶은 인물들이 SNS 활동 무대를 바꾸기 시작하자 주인공이 서글퍼하는 장면이다. 그 와중에도 유독 자신을 거짓으로 포장하고 꾸미기 바쁜 OOO이 SNS상에서도 가장 바쁜 인물임을 암시한 것 같아 웃겼다.

SNS 자체를 즐기지 않거나, 새로운 SNS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혼란을 느끼는 이들이라면 저 장면이 무척 공감됐을 것이다.

처음 드라마가 나왔을 때 느꼈던 강렬함이 점점 잊히고 있을 때쯤, 다시금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일을 만났다.

바로 '딥페이크 범죄'였다. 많은 이들에게 아직 낯선 세상에서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지난 8월, 딥페이크 범죄가 대구 교육계에도 파장을 미쳤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가 나가기 전, 학교 현장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대구경북 교육 현장에서도 딥페이크 다수 피해 가능성이 제기됐고, 의혹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학교 현장의 반응은 다양했다. 일각에선 딥페이크가 뭔지 몰라 당황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당혹스럽긴 기자도 마찬가지. '카카오톡도 겨우 쓰는데, 텔레그램이라니….'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때까지 딥페이크 범죄 피해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학교도 있었다. 이에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사를 통해 '지역 학교 현장에도 딥페이크 피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본격적으로 피해사례가 확인되거나 피해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기자도 나름의 보도 원칙을 만들었다. '피해 가능성을 알리고 공론화하되, 너무 구체적이거나 자극적인 보도는 하지 말자.' 또한, 성급한 일반화도 경계해야 했다.

딥페이크 범죄 문제가 제기되면서 관계 기관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딥페이크 범죄 실태 파악 및 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낯설었던 그 신기술 범죄 대응과 근절을 위해 각계가 집중하고 있다.

취재를 하는 내내 여러 질문이 나를 따라다녔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지금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지혜롭고 성숙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 그리고…과연 딥페이크가 끝일까. 지금은 딥페이크이지만, 얼마 뒤엔 또 다른 은밀한 공간에서 신기술을 이용한 못된 행위들이 등장할 수 있다. 용어만 달라졌을 뿐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는, 학교 폭력과 유사한 행태는 옛날부터 있었다. 'SNS 갈아타기'처럼 껍데기는 조금씩 바뀔지 몰라도 속 내용은 비슷하게 반복돼 왔다.

딥페이크 다음의 범죄가 어떤 형태로든 우리 앞에 다시 등장할 것이다. 폭력의 근원에 대한 분석과 개선·치유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노진실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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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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