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유튜버' 박정호 교수가 말하는 부동산시장 트렌드
"향후 지역 부동산 흐름은 다기능 집적된 '콤팩트시티'"
"개인 간 양극화, 국가 간 양극화, 업종 간 양극화, 지역 간 양극화 등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서울 주택시장도 양극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초입에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2024 대구경북 부동산박람회'에서 박정호 명지대 산업대학원 특임교수는 '변화하는 부동산시장 트렌드'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양극화 심화' 키워드를 강연 서두부터 꺼냈다. 그는 15만 구독자를 갖고 있는 부동산 유튜버다.
박 교수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국가 간 양극화에 관해 크게 이슈화되지 않고 있지만 유럽 등 해외에선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국가 간 양극화다. 업종별 양극화도 심하다. 예전엔 대기업 및 중소·중견기업에 종사하느냐 여부가 중산층 이상으로의 진입을 좌지우지했다면, 요즘은 어느 업종에 종사하느냐가 중요요소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규 산업지구가 조성된다면 주요 업종이 무엇인지를 관심있게 봐야 한다.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 거주자들이 어느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을 지도 주시해야 한다"며 "판교의 경우, 정보통신기술(ICT)을 토대로 한 첨단지식기반 특화지구가 생기고 주거단지가 조성되면서 인근 백화점 매출이 견고해 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국 학자들은 한국 부동산 정책이 스마트하다고 한다.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과 평균 매매가격 그래프 추이가 거의 동일한 흐름이었다. 초부유층의 아파트들이 많은 시장이 아닌, 보편적 중산층과 서민들이 살 수 있는 아파트들이 많이 구성돼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제 이 그래프 끝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서울에서도 아파트 시장 양극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초입에 들어선 셈"이라고 주장했다.
가계부채, 인구 감소 등이 부동산 시장의 위험요소로 지목되는 데 대해선 "가계부채가 늘지만 국내 가계의 초과저축 규모가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다. 2020~2022년에 코로나 이전 대비 추가적립된 초과저축 규모는 101조원이다. 이 잉여 자금들이 아직까진 부동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간 양극화도 언급했다.
그는 "서울은 합계 출산율이 0.5명대로 '멸종 수준'이지만 유입인구가 많다. 반면 정주여건이 안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빈 집이 확산되고 있다"며 "빈 집은 특정 지역에 집적돼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막연하게 아파트에 살면 빈 집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부동산 시장도 주식투자처럼 돼가고 있다. 잘 골라야 수익이 난다. 프리미엄 아파트 근처에 있거나 상급지에 위치하거나 이슈가 있는지 등을 잘 판단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서울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경쟁력 있는 도시다. 향후 대한민국 경쟁력은 서울과 같은 도시를 몇 개 더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며 "향후 전개될 지역 부동산 흐름은 다기능이 복합적으로 집적된 '콤팩트시티'다. 콤팩트시티는 도시 전체를 집약화해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증진시키는 형태로 초고령화사회에도 적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을 흉내낼 게 아니라 앵커 공간을 만들고 외지인이 유입되도록 대구만의 독특한 색깔과 감수성,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높여야한다"며 "'인구 소멸 대체지'는 어디인지, 콤팩트하게 육성할 만한 지역이 어디인 지 등을 잘 생각해야한다"고 부연했다.
글·사진=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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