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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핫 토픽] 러닝크루와 운동 매너

2024-10-11
달리기 열풍이 불면서 '러닝 크루'도 크게 늘었다. 러닝 크루는 무리 지어 달리는 달리기 동호회다. 최근 온라인에 러닝 크루를 비판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세 낸' 것처럼 공원이나 산책로의 트랙을 차지해서 달리거나, 갈 길 가는 행인에게 자신들의 달리기가 방해된다며 비키라고 소리친다는 내용이 많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5인 이상 단체달리기를 금지하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이미 "러닝크루 이미지 '나락' 가는 중"이라는 글이 적지 않다.

운동도 유행이 있다. 코로나19가 세상을 옥죄던 시절엔 골프가 대세였다. 테니스를 지나 이젠 달리기다. 당근과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엔 골프 용품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곧 테니스 장비들도 올라 올 것이고 현재진행형이라고도 한다. 다음은 값비싼 러닝화나 측정장비 아닐까 싶다.

SNS에 쇼츠를 생각 없이 넘기다 보면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영상이 뜬다. 나름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보고 듣는 브랜드의 옷이나 제품을 소개하기도 하더라. 러닝에 특화된 브랜드 제품인가보다. 몇몇 동영상 제작자들은 값도 알려주는데 운동화의 대명사였던 나이키나 아디다스 저리가라는 가격이다. 그 어떤 의도도 없이 '달리기만큼 가성비 좋은 운동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것도 관심 없거나 모르는 사람에겐 아닌가 보다. 기자도 선선한 봄가을엔 가끔 동네 산책로를 코스 삼아 달리러 나가는데, 기자의 '보통 운동화'는 어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 이런 장비 사랑이 내수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최근 친구와 운동 이야기를 하다 수영을 권했다. 친구는 거절했다. 수영 자체는 좋아보이지만 흔히 말하는 '수영장 문화'에 대해 들었다면서. 수영장은 한 강습반 자체가 동아리 또는 동호회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같이 강습을 받는 사람끼리 친목을 도모하며 차담이나 식사를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참석이나 갹출을 강요한다는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다. 말 그대로 친목을 위한 것이지만 누군가에겐 부담이다. 특히 기존 회원이 있는 상태에서 신입 회원은 이런 진입 장벽이 상당히 거북하다.

모든 행동에는 매너가 있다. 운전을 할 때 방향지시등을 똑바로 켜거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이다. 수영이나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다수가 늘 옳은 것은 아니다. 모두의 공간을 점령해선 안 된다. 사회가 약속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 갑자기 끼어들거나 멈추지 않는 등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을 굳이 '매너'라고 부른다. 비싼 운동복이나 장비가 무슨 대수랴. 운동도 교양이다. 운동에서도 문화인다움을 보여야 한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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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일기 쓰는 기자 박준상입니다. https://litt.ly/jun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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