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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메일] 대왕고래와 포항제철소

2024-10-21
[여의도 메일] 대왕고래와 포항제철소유년 시절 내가 기억하는 포항은 어업과 임업, 농업과 소규모의 상업이 이뤄지던 1차 산업도시였다. 그러던 1968년, 종합제철소가 포항에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당시 종합제철소 건설에 대한 국내외 분위기는 냉소적이었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1973년 포항제철소 제1고로에서 역사적인 첫 쇳물을 뽑아냈다. 이후 포항제철소를 중심으로 연관 산업이 들어서면서 포항은 명실상부한 경북 제1의 산업도시로 성장했음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근간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6월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는 동해 가스전의 300배 규모로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를 최대 29년, 석유는 4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경제적 가치를 따져보면 약 1조 4천억 달러(1천928조 원)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유전 탐사)'는 대한민국과 포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제2의 포항제철소'가 될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신빙성 부족, 환경에 끼칠 영향 등을 이유로 유전 개발에 회의적이다. 실제 탐사를 해보면 예상보다 적은 매장량이 확인되거나, 아예 경제성이 안 나와 상업화에 실패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포항제철소 건설도 국내외 모든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허무맹랑한 상상력의 발현이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가능성을 믿고 밀어붙인 결과 오늘날의 포스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뤄낼 수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능성이 낮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성공할 확률이 0%지만, 일말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한다면 성공할 확률은 100%까지 높아질 것이다. 그 효과는 다양한 분야의 고용 창출과 이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로 나타나게 된다.

동해 가스전 개발을 통해 그 효과를 향유한 울산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울산 앞바다에서 2004년부터 2022년까지 천연가스 4천150만 배럴, 컨덴세이트(condensate·천연가스에서 나오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 400만 배럴을 생산, 국내에 공급해 2조 6천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생산시설 건설, 가스전 운영 등으로 약 3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이는 곧 지역 경제 성장으로 직결됐다. 만약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변의 반대로 포항제철소 건설을 포기했다면 지금의 포항과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다. 20여 년 전 어민들과 일부의 반대로 동해 가스전 개발을 포기했다면 2조 6천억 원이라는 경제적 수익과 3만 명의 일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대장정이다. 우리는 이 대장정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차분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히 돈 몇 푼, 이로 인한 경제 효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노력이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여정이기에 불필요한 정쟁이나 국론 분열이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포항제철소를 건설한 뚝심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 온 저력으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만 우리 포항은 철강 산업을 넘어서 다각화된 경제 구조로 지역발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고, 대한민국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이상휘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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