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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與, 불안한 선방…尹, 3가지를 결정하라

2024-10-18
[이재윤 칼럼] 與, 불안한 선방…尹, 3가지를 결정하라10·16 재보선의 성적표가 나왔다. 2대 2 무승부. 가장 좋지 않은 결과다. 누구에게도 자극적이지 않다. 자극이 없으면 변화가 없다. 여야는 겨우 안방을 지켰다. 이기고도 진 듯했을 터이다. 한동훈과 이재명은 '체면치레'에 그쳤지만 리더십 위기는 간신히 면했다.

보수 연패 행진을 멈춰 세운 건 한동훈의 공이다. 당정 쇄신의 저울추가 그의 쪽으로 넘어왔다는 신호다. 선거 직후 일성도 '쇄신'이었다. 다분히 윤-한 독대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제 한동훈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듯하다. 대통령실도 한동훈과 머리를 맞댈 수밖에 없다. 작금의 위기는 단언컨대 대통령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위기 탈출의 출발점은 대통령이어야 한다. 벌써 2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 2년 반이 남았다. 국정은 사면초가이고 대통령은 백척간두에 섰다. 3가지를 결단할 시점이다.

(1)나라인가 아내인가=그저께 대통령은 또 '나 홀로 투표'를 했다. 마침 영남대 김영수 교수의 '나라인가 아내인가'란 글이 눈에 들어왔다. E. 칸토르비치(미국 역사학자)의 기념비적 저작 '군주의 두 신체'를 인용했다. "왕에게는 '두 개의 신체'가 있다. 자연인의 신체와 왕의 신체다. 왕은 한 개인인 동시에 왕국의 통치자다. 한 몸에 둘이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왕의 영혼은 공인과 사인이 싸우는 거센 격투장이다. 공이 사를 이기면 나라가 산다. 그 반대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결론은 단호했다. "김건희 여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나라를 흔들고 있다. 국민의 인내가 한계에 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와 아내,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발군의 비유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낸 학자다.

(2)말을 줄이라=대선 캠프 대변인을 지낸 어떤 이는 "(윤 대통령이)1시간이면 혼자서 59분을 얘기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말의 점령자'다. 대통령이 말을 독점하면 참모들은 입을 닫는다. 최선의 의사결정이 나올 수 없다. 조율·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는 정책 혼선만 낳는다. 의료 대란이 대표적 사례다. 대통령의 잦은 '대노(大怒)'도 그렇다. 검사 생활 10년 하면 '이 XX'가 입에 붙는다고 한다. 좋은 리더는 회의나 토론에서 발언 점유율을 10% 이상 갖지 않는다. 이청득심(以聽得心), 들어야 마음을 얻는다.

(3)검사의 시선을 거둬라=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며 과거의 성공 공식에 얽매이기 쉽다. 윤 대통령에게도 그런 면이 보인다. 그에게 익숙한 '성공 공식'은 검찰과 검사, 수사에 의존하는 방식의 정치다. 지금처럼 광범위한 '검사 정치'는 일찍이 본 적 없다. 새로운 적폐다. 종국엔 검찰도 망할 터이다. 검찰 조직도 모자라 검사 출신을 인사·행정·정보·금융 요로에 대거 포진시켰다. '검사 정치'는 정치를 전쟁처럼 만든다. 싸워야 할 때와 싸우지 말아야 할 때를 아는 것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하다.(손무·춘추시대 전략가) 국민 눈높이와 상식보다는 유무죄를 따지는 법 기술자의 눈으로 국정을 대하면 안 된다. 좀처럼 사과하지 않는 것도 검사의 습(習)이다.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꼰대는 더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 무오류의 도그마에 빠지면 위기를 늘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린다. 검사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한 이 전쟁 같은 정치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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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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