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개최 남부권 주민설명회
반대 피켓 들고 부당성 제기해
전문가 "의견 수렴·보완할 것"
지난 15일 경산서 열린 대구경북 행정통합 남부권 주민설명회에서 북부지역 주민들이 통합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
경산·영천·청도·고령·성주 남부권 주민 대상으로 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남부권 주민설명회가 지난 15일 경북 경산시에서 개최됐지만 통합추진에 반대하는 북부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빚었다.
지난 7일 동부권 주민 설명회에 이어 두 번째로 경산시립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이날 설명회는 이들 시·군에서 참석한 주민과 공무원 등으로 200석 규모 객석을 가득메웠지만 통합반대를 주장하는 북부지역 주민들 400여 명도 통합반대 피켓을 들고 대거 몰려들면서 2시간가량 진행된 설명회 내내 고성이 오갔다.
먼저 정성현 경북도 행정통합추진단장과 하혜수 경북대 교수가 행정통합 추진경과와 내용, 과제 및 쟁점 등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지만 35분가량 예정된 이들 설명은 파행 속에 20분만에 짧게 끝났다.
정 단장은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에 따른 분리이후 43년이 경과했지만 오히려 인구감소(495만명→490만명)와 전국 대비 경제 비중도 하락(경북 7.6%→5.3%, 대구 4.3%→2.9%)됐다"라며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인구와 경제가 더 집중화되는 수도권에 맞설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특히 태풍 '힌남노'로 인한 자연재해 당시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며 행정통합되면 지역과 직결된 현장 중심의 자율적 행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태일 전 장안대학교 총장이 좌장이 돼 이어진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도 김 좌장이 "2020년과 2021년 두차례 행정통합 시도가 무산된 뒤 이번에 3차 시도이지만 당시보다 오히려 분위기가 더 악화된 것 같다. 이는 관리하는 쪽에서 잘못한 일이 있는지 없는지 성찰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의 진행을 유도했지만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당초 예정된 50분 보다 20여 분가량 더 길게 진행됐다.
이날 안동을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 주민들은 △TK통합보다 신도시 활성화 △두 단체장의 야합에 의한 행정통합 반대 △대구중심의 행정통합으로 대구쏠림 가속화 우려 △두 단체장(통합단체장에 대한)불출마를 선언요구 등을 질의하며 행정통합의 부당성 등을 집중 제기했다.
반면 참석한 남부권 주민들은 △행정통합이 과연 인구소멸 대안과 글로벌 기업 유치 등 경제활성화 돌파구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느냐 △오히려 지방분권시대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 △통합추진에 앞서 22개 시·군 의회를 대상으로 한 사전 설명회도 없었던 졸속 통합추진 과정 문제점 등 통합의 실효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참석한 전문가 패널들은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약속에 대한 확약도 요구할 필요가 있다"며 "지방자치법에 행정구역 개선이나 시·군 통합과는 달리 광역자치단체의 통합절차법은 없기 때문에 합의를 이뤄 나가서 최종적으로 법률적 근거을 만들어서 입법과정을 해야하는 굉장히 정치적이고 협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광역시는 집행기관이지만 경북도는 중계 역할을 하고 실질적인 권한은 시·군에 있다. 특별법 중앙정부안이 니오면서 기존 기초단체 권한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 광역의 기능 통합"이라며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인다. 앞으로 주민의견을 더 수렴하면서 이를 보완해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글·사진=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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