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막식에 도지사 등 참석
높이 8m 업적 배경석 조성
주변 아침부터 북새통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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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8m '박정희 동상' 5일 경북도청 앞 천년숲에서 '근대화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양복 차림에 동남쪽을 향해 오른손을 치켜든 박정희 동상의 높이는 8.2m이며, 동상 좌대에는 '오천년 가난을 물리친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경북도 제공 |
흰색 베일에 가려져 있던 높이 8m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5일 모습을 드러냈다. 박정희(전)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가 이날 오전 11시 경북도청 앞 천년 숲에서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행사가 진행된 경북도청 주변은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동상을 보러온 이들과 동상 건립 반대 집회 참여자들까지 모여 천년 숲 일대를 가득 매웠다.
제막식과 함께 공개된 박정희 동상은 양복 차림에 정면(동남쪽)을 향해 오른 손을 치켜든 모습이다. 동상이 올라선 좌대에는 '오 천년 가난을 물리친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동상이 모습을 보이자 박수와 함께 "위대한 대통령님", "보고 싶었습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쏟아져 나왔다. 직접 동상에 다가가 발을 어루만지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제막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민족중흥회, 파독 연합회, 추진위 관계자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했다.
도청 천년 숲 박정희 동상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몸체 7m, 좌대 1.2m를 포함해 동상 높이만 8.2m에 이른다. 구미 박정희 생가에 있는 동상보다 2m가량 더 크다. 동상건립 모금 운동 참여자 수도 2만여 명에 이른다. 앞서 추진위는 지난 7월 22일부터 모금 운동을 시작해 총 20억 원이 넘는 동상 건립 자금을 모았다. 제막식 날짜를 12월 5일로 정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 국민교육헌장 반포(1968년)와 수출 1억 불 달성(1964년)일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박정희 동상 양옆에는 그의 업적을 기리는 12개(경부고속도로 건설·포항제철 창설·새마을운동 전개·경제개발 5개년 계획·원자력발전소 건립·의료보험제도 시행 등)의 배경석이 조성됐다. 이철우 도지사는 "새마을 운동은 유엔에서 세계 빈곤 퇴치 운동으로 인정할 정도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누구나 공과 과가 있지만 (과보다)공이 많은 대통령을 후대에 알리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은 "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의 가까운 친구이자 아저씨 그리고 아버지였다"며 "박정희 동상을 새우는 건 그분을 신격화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시절의 깨끗하고 맑은 정신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서다"고 목놓아 말했다.
배경석 뒤편에는 동상 설립에 동참한 기부자 이름도 포함됐다. 제막식이 끝난 뒤 비석 뒤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영주에서 온 조현희(63)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으로 선뜻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며 "어린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박정희 대통령을 다시 보게 돼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 앞서 반대 집회도 열렸다. 안동시민연대는 '친일 유신독재자 박정희 동상 건립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