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자체예산으로 진행
해외투자 유치 등 대안도 준비
지역 정치권은 '삭감' 연일비판
대왕고래 프로젝트 유망구조 도출 지역. 한국석유공사 제공 |
국민의힘 포항시 시·도의원 일동이 지난 6일 대왕고래 시추 예산 즉각 반영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포항시의회 제공> |
경북 포항 영일만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이 야당의 예산 삭감으로 사업 무산 위기에 놓이자, 포항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일단 1차 탐사 시추를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으나, 한편으로는 이번 탐사 시추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끌어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석유공사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12일 현재 부산 남외항에 정박해 있다. 보급선을 이용해 시추에 필요한 자재 등을 싣고 있으며, 해당 작업이 완료되는 다음 주 중 부산을 떠나 약 12시간 떨어진 1차 탐사 시추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예산 삭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탐사 시추까지는 석유공사가 자체 예산을 투입해 진행한다. 관건은 앞으로의 추가 탐사 시추에 필요한 재원 확보로, 공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해외투자 유치를 진행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5차까지 예정된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1차 탐사 시추를 통해 사업 유망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9일 "석유공사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에 자원이 있다는 명확하고 신빙성 있는 근거 자료를 얼마나 빨리 제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경우 이르면 내년도 상반기에 관련 예산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입장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이상휘 포항남·울릉 국회의원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497억 원 전액 삭감은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다"라며 "이를 국가 에너지 자립의 초석이자 2천조 원 경제적 가치를 가진 영일만 자원의 잠재력이 날아간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삭감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복구를 위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6일 국민의힘 포항시 시·도의원 일동도 성명을 통해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즉시 복원할 것을 요청했다. 포항시도 상황을 지켜보는 한편 석유공사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민분들이 사업 무산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석유공사와 협업해 추후 포항 영일만항이 배후항만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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