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후 불면증 호소 늘어
연말특수 사라진 자영업자도 울상
탄핵 가결 후 동성로 연말 분위기 가득
"다시는 탄핵 사태 재발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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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15일 대구 중구 동성로는 활기찬 연말 분위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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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몰려든 손님으로 붐비고 있다. |
직장인 신은혜(38·여·수성구)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후 불면증에 시달렸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그는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비상계엄 해제 후에도 대통령 탄핵 추진 등 나라가 혼돈에 휩싸이자 그는 자다가도 깨서 뉴스를 검색하는 버릇이 생겼다. 신씨는 "14일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오랜만에 푹 잠들었다. 나라도 빨리 안정되길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후 대구시민은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른바 '생활 루틴'이 깨져버린 직장인과 연말특수가 사라진 자영업자, 때 아닌 학교 휴교령 가짜 뉴스에 마음을 졸인 학부모들까지 한목소리로 '평범한 일상'을 열망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후인 15일 찾은 중구 동성로는 다시 활기를 찾는 듯 보였다. 전날 이곳에선 수 만명이 운집해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이날 모습은 전날 풍경이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웠다. 곳곳에선 캐럴송이 울려 퍼졌고 상인들은 몰려든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전날 탄핵 집회에 참석했던 대학생 임경호(29·남구)씨는 "같은 공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제와는 분위기가 딴판"이라며 "어제는 시국이 빨리 정상화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동성로를 찾았다면, 오늘은 개인 약속을 위해 홀가분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영화관람을 위해 초등생 자녀와 동성로를 찾은 최민희(여·43·달서구)씨는 "맞벌이 부부라서 비상계엄이 선포되던 날 학교가 휴교될 수 있다는 소식에 밤을 지새웠다"며 "이젠 2차 계엄에 대한 공포가 사라져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이번 사태로 생계운영에 직격탄을 맞은 이들은 자영업자들이다. 연말특수를 누려야 할 시기에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탄핵가결에 자영업자들은 연말특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달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정훈(29)씨는 "한 해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말에 느닷없이 비상계엄 사태가 터져 인근 관공서 회식이 모두 취소됐고, 주문도 크게 줄었다"며 "다음 주부터는 연말 분위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탄핵안이 가결된 토요일(14일)만 해도 매출이 평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했다.
서문시장의 한 상인도 "계엄선포 이후 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었는데 탄핵 가결후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본다. 오늘도 보다시피 사람이 바글바글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권은 국민을 안정시키고, 설명하는 과정없이 계속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만 보였다"며 "이제 대립이 아니라 여야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정국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그래야 국민이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고 진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구경모·장태훈 수습기자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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