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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만에 인구 증가세…"허름했던 서구, 때깔이 달라졌죠"

2024-12-26

<르포> 다시 젊어지는 도시로…대구 서구의 대반전

34년 만에 인구 증가세…허름했던 서구, 때깔이 달라졌죠
재개발사업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8~2019년에 허름한 단독주택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서구 평리동 일원의 모습. 〈서구청 제공〉
34년 만에 인구 증가세…허름했던 서구, 때깔이 달라졌죠
대구 서구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히 진행 중인 2024년 현재 서구 평리동 일원. 서구청 제공
34년 만에 인구 증가세…허름했던 서구, 때깔이 달라졌죠
지난 10월 대구 서구 평리뉴타운 중심부에 조성된 서구복합청사. <서구청 제공>
34년 만에 인구 증가세…허름했던 서구, 때깔이 달라졌죠
2017년 조성된 '그린웨이'는 서구 대표 도심 속 휴게공간으로 거듭났다. <서구청 제공>

"여기가 정말 내가 알던 대구 서구지역이 맞나요? "

취재진이 찾아간 24일 오전 10시30분쯤 대구 서구 평리동 일원. 지난해부터 신축 아파트 단지들의 입주가 시작된 이 곳은 불과 1년 만에 완벽한 '미니 신도시'로 변모돼 있었다. 허름한 형상을 한채 무질서하게 덕지덕지 붙어있던 단독주택들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계획도시처럼 깔끔하게 정비된 도로와 통학로, 상가들이 인상깊었다. 여느 수도권 신도시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주변에서 5년 만에 평리동 일대를 다시 찾았다는 김민석(31)씨를 만났다. 김씨는 "당시에는 단독주택만 가득한 특색없는 동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카페 하나를 찾지 못해 동네 한 바퀴를 돌아야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렇게 '상전벽해(桑田碧海)'한 모습을 보니 정말 눈이 휘둥그레진다"고 말했다.

서대구역세권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낡고 허름한 이미지로 많이 기억하고 있던 대구 서구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도시 때깔이 확연히 좋아졌다. 34년 만에 지역 인구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청년 인구 비중이 급증하는 등 눈에 띌 정도로 도시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 서구지역 인구는 16만4천88명이다. 전년(15만9천827명) 대비 4천261명 증가했다. 1년 새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중 인구가 가장 많이 늘었다. 1989년(42만482명) 이후 무려 34년간 이어진 인구 감소세가 마침내 피벗(방향전환)효과를 본 것이다.


서대구 역세권 개발에 힘입어
낡은 단독주택가 뉴타운 변신
도로·상가까지 말끔하게 정비
돌봄·교육·문화시설도 들어서
수도권 여느 신도시 못지않아


◆교통 인프라의 힘

서대구역 배후 주거타운인 '평리뉴타운' 개발사업이 종착역으로 조금씩 다다르면서 생긴 변화다. 평리뉴타운은 서구 평리5·6동을 아우르는 68만여㎡ 규모 재정비촉진지구다. 지난해 3월 1천400세대 규모 Y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현재 총 8천240세대 중 5천270세대의 입주가 완료됐다.

이날 찾은 평리뉴타운은 오전임에도 유모차를 끄는 주부들과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단지 상가는 공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고, 가게마다 손님들로 가득 채워졌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이곳은 인근 산업단지로 출근하는 이들의 '낡은 베드타운'에 가까웠다. 하지만 KTX, SRT 등 고속 전철이 정차하는 서대구역 개통과 함께 활력 넘치는 '자족 도시'로 거듭난 것이다.

서대구역이 새로운 교통 결절지로 부상하면서 교통인프라의 힘을 실감하게 했다. 서대구역은 대구산업선(2027년 개통 예정), 달빛내륙선 철도(서대구역~광주·사업 추진 예정)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개통된 대구권 광역철도(대경선) 경유노선에도 서대구역은 포함돼 있다. 고속철도뿐 아니라 구미·왜관·경산 등 인근 경북 주요 도시로의 이동도 용이해졌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평리뉴타운의 경우 실거주 만족도가 높고, 서대구역 최대 수혜주에 가까워서 거래도 비교적 잘 되는 편이다"며 "아직도 3천세대가량 입주가 남아 있다. 4천세대 가까운 신규 주택 조성이 추진되는 등 추가 반등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구성이 젊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거리에는 젊은 층 인구가 늘었다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실제 서구지역 작년 인구 증가분 4천261명 중 30대(30~39세)가 47.8%(2천35명)를 차지했다. 귀하디 귀한 어린이(0~9세)도 552명이나 늘었다. 신흥 주거타운인 평리뉴타운에 젊은 부부가 대거 입성한 효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한때 100명 수준이었던 평리뉴타운 내 이현초등학교 전 교생도 현재 400명 수준에 도달했다.

34년 만에 인구 증가세…허름했던 서구, 때깔이 달라졌죠

◆정주여건 개선 프로젝트

이현초등학교 바로 앞으로 이동해봤다.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서구복합청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10월 문을 연 이 곳은 맞벌이 부부 등 젊은 층의 육아를 돕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행정복지센터와 어린이 영어도서관, 평생학습센터, 다함께돌봄센터 등을 구비하고 있다.

한 건물에서 돌봄과 교육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도록 설계돼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하주원 돌봄센터장은 "평리뉴타운 내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돌봄 수요가 많다. 곧 다가올 겨울 방학 시즌엔 이용객이 더 많이 몰릴 것"이라며 "센터 면적도 타 지자체 돌봄 시설보다 현저하게 넓다. 이용객 만족도가 대부분 높은 편"이라고 했다.

아파트 숲을 벗어나면 총연장 7㎞에 달하는 거대한 도심 속 '녹색 힐링 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서대구산업단지 완충녹지를 주민 휴게공간으로 개발한 '그린웨이'가 바로 그것이다. 인근 주민들의 주요 산책 코스인 이 곳은 봄철마다 장미 등 꽃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주민 장시환(70)씨는 "콘크리트로 가득한 도시 바로 옆에 이렇게 확 트인 녹지 공간이 들어서 있어 숨통이 확 트인다"고 했다.

요즘은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되는 가족문화 복합시설 '헬스앤키즈드림센터'가 서구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서구지역 정주 여건 개선 프로젝트의 '마침표'를 찍는 것과 같은 상징성을 갖는 시설이다. 수영장·체육시설·어린이 놀이시설을 두루 갖췄다. 내년 개관 예정인 서구체육센터 역시 주민에게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을 지원할 주요 인프라 시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구청 관계자는 "대구의 원도심을 대표해온 서구가 섬유산업 쇠퇴 등으로 한때 '낡고 못 사는 동네'로 인식됐지만, 서대구역세권 개발과 함께 신흥 주거타운으로 확 변모했다"며 "가족문화 복합허브시설 헬스&키즈 드림센터까지 준공되면 서구는 대구의 주거선호 1번지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조윤화 수습기자 truehw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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