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4차 회의
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4차 회의가 지난 22일 영남일보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영남일보 13기 독자위원회 4차 회의가 지난 22일 영남일보 6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김요한 지역과인재 대표, 김진원 변호사, 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이동건 동남KTC 대표,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하경환 변호사(가나다 순)가 참석했다. 위원장인 이재훈 대표가 진행한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영남일보 보도 및 지면에 대한 비판·격려와 함께 기사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부위원장인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는 서면으로 의견을 보냈다.
△김요한=11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인재 혁명 포럼'을 11월27일자에서 구체적으로 다룬 점이 좋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청년들이 지역에서 취업을 하고 원하는 꿈을 펼쳐가는 모습을 영남일보에서 구체적으로 다뤘으면 한다. 또 해마다 지자체별로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얼마나 받았냐가 화두다. 이 기금을 통해 진행 중인 사업이 어떤 움직임을 이끌어내고 있는지 현장 밀착 취재했으면 좋겠다. 그런 한편 12월20일자 2면 '2030세대 희귀템 호외 소장붐' 기사가 흥미로웠다. 젊은 세대는 '레트로'한 아날로그 굿즈에 관심을 가진다. 이런 점을 활용해 영남일보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종이신문 느낌으로 편집해보는 방안을 제안한다. 젊은 독자층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독자 가독성 배려한 지면편집 돋보여
'2030세대 호외 소장붐' 기사도 흥미
통학길 안전 후속보도 신뢰감 커져
복역수 응모 등 신춘문예 기사 눈길
부동산·교육 수성구 집중 분석 기대
탄핵사태에 매몰된 경제도 관심 갖길
지역서 꿈 펼치는 청년모습 주목해야
△김진원=대비되는 두 개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12월19일자 '대구 평균 연봉 3723만원 전국 14위' 기사와 12월20일자 '대구 수성구 1인당 종합소득 전국 5위' 보도다. 양질의 일자리가 적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 나간다. 반면 수성구는 1인당 평균 종합소득금액이 높은 아이러니한 대구의 현실을 보여줬다. 영남일보에서 이 두 가지 지표가 나타난 원인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심층 취재해 다뤘으면 한다. 또 최근 개통된 대경선을 시작으로 대구경북의 교통망이 연결되고 있다. 교통망 연결에 발맞춰 관광코스 및 경제파급 효과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대경선을 통해 경산에서 구미까지 갈 수 있으니 경산~구미 관광코스, 두 지역의 연계산업 등이 주제가 될 수 있다.
△박은경=영남일보의 지면 편집은 독자를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톱 기사 제목 아래 괄호 설명이 가독성을 높인다. 본문을 다 읽지 않아도 내용을 알 수 있다. 문화·교육면의 디자인도 우수하고, 경제면 상단에 주요 지수들을 배치한 것도 보기 좋다. 다만 몇 가지 오류가 아쉽다. 11월4일자 13면 '대구 코스피 상장사 ESG 경영 약진'의 인포그래픽은 기사를 보지 않고 내용을 바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인포그래픽에서 강조한 내용과 기사 제목의 연관성이 떨어졌다. 또 5단 광고 위쪽의 선 두 개가 조금 겹치는 듯한 느낌이나 'TV·운세'면의 '케이블·위성TV'와 '오늘의 운세' 부분 상단의 선이 살짝 틀어진 부분도 아쉬웠다. 이런 부분을 한 번 더 검토한다면 지면의 완성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박정곤=지난 독자위원회 회의때 "초등학생 통학길 안전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가 눈에 띄는 도시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이 문제에 대한 후속보도를 이어줘 영남일보에 대한 신뢰감이 더 커졌다. 다만 AI 교과서 도입 필요성 여부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한 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AI 교과서 도입 문제는 교육의 새로운 차원을 여는 일인데, 이와 관련된 기사는 7월부터 이달 19일까지 5건에 불과했다. 한편, 2025년도 영남일보 신춘문예 예심 결과 기사는 역대 최다 접수와 재소자·재외국민의 투고가 많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 당선 작가들의 활동상이 문득 궁금해졌다. 관련 기사를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동건=최근 비상계엄 사태라는 큰 이슈가 있었다. 영남일보는 군부 계엄으로 폐간됐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12월11일자 영남시론의 '영남일보와 계엄의 추억'이란 칼럼으로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를 언급하며 한국전쟁 직후 대구에서의 민간인 학살, 광주 민주화운동, 비상계엄 사태를 연결지었다. 그중에서도 '작별하지 않는다'의 인선 어머니가 보관한 'E' 신문(대구 민간인 학살 보도)이 영남일보일 가능성을 두고 1960년 지면을 직접 찾아본 대목에서 기자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 한편, 정치권이 탄핵 문제에 매몰되며 경제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정치가 경제를 과도하게 얽매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경제 문제도 심층적으로 다뤄주면 좋겠다.
△이재훈=대구경북은 여전히 사대주의 의식이 강하다고 느낀다. 일 잘하는 지역 출신은 하대하고, 반대로 서울 출신에겐 과도한 대우를 한다. 지역이 스스로 지역인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발전은 불가능하다. 수도권 인재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남아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이들에게도 적절한 보상과 사회적 인정이 따라야 한다. 이와 더불어 대구경북의 경제 다변화도 중요한 문제다. 최근 대경선 개통으로 중소도시들의 산업·관광이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아직 부동산, 교육, 문화 등 모든 인프라가 수성구로 집중되고 있다. 균형 있는 경제발전 전략이 마련되지 않으면 대구경북은 수도권을 따라잡긴커녕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들을 경제팀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해 다뤄줬으면 한다.
△하경환=2023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의 시 부문 당선작이 한이로 시인의 '데칼코마니'였다. 한이로 시인은 장기복역수다. 복역 중인 상황에서 상을 수상해 전국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됐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도 수용시설에 있는 다른 복역수가 신춘문예에 공모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12월15일 보도된 '2025년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 3천5편·단편소설 238편 응모 역대 최다'에 담긴 내용이다. 신춘문예 자체가 갖는 의미를 뛰어넘어, 이것이야말로 언론사의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단순히 복역수 개인이 본인을 교화·개선하는 걸 넘어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이어가는 효과가 있다. 그 발판이 된 게 영남일보 신춘문예다. 2025년 신춘문예 당선자는 누가 될지 기대도 된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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