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르네상스] 경북 동해안철도 시대
포항~삼척 동해선 구간에 투입되는 ITX마음이 포항역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전준혁기자 |
동해선 포항 월포역 전경. 〈포항시 제공〉 |
동해중부선 포항~영덕 구간 1단계 개통 당시 시민들이 열차에 오르고 있다. 〈독자 제공〉 |
◆2025 새해 첫날 동해선 열차 운영
경북 동해안의 철도 르네상스를 이끌 동해선 열차가 2025년 새해 첫날 운영에 들어갔다. 2002년부터 시작한 166.3㎞ 길이의 포항~삼척 철도 건설 대장정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포항~삼척 단절 구간의 완성은 한반도 동쪽 구간인 강원 강릉에서 부산 부전까지를 직통으로 완전하게 연결함과 동시에 이를 넘어 유라시아 철도와도 연계될 잠재성으로 주목받는다.
큰 잠재력을 보유한 동해선의 발전 가능성은 이용객 증가 사례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포항역 일일 여객 수는 주중 평균 4천50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2023년 12월까지 포항~영덕 구간(5개 역)이 임시개통되자, 여객 수는 7천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번 동해선 개통은 포항~삼척 18개 역을 넘어 광역도시와도 연결됨으로써 한반도의 척추라는 위치에 걸맞은 중요 노선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실제로 동해선 개통으로 포항 중심 경북권 및 대구권, 강원권, 부산·울산권이 하나의 초광역 경제권으로 묶이게 됐다. 동해선 열차로는 ITX마음이 편성됐으며, 일부 누리호가 투입됐다.
포항역 기준 삼척역까지 편도 8편이 운행하며 예매 첫날인 1월1일자 대부분이 매진되는 인기몰이 중이다. 열차당 300명에 가까운 인원을 수송하는 ITX마음은 최고시속 150㎞로, 시간대별로 정차역이 달라 소요 시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포항에서 삼척까지 빠르면 1시간 40여 분 만에 주파한다. 연결구간의 양쪽 끝인 강릉에서 부전까지는 소요 시간이 5시간 내외로 당초 예상보다는 좀 느리다. 다만 최고시속 260㎞의 ITX이음 투입 가능성이 높아, 이동 시간은 더욱 단축될 전망이다.
◆'ㅁ'자형 철도 네트워크 구축
동해선 개통은 국가적으로 'ㅁ'자형 네트워크 구축 완성을 의미한다. 2015년 경주~포항 구간과 2021년 부산(부전)~울산(태화강)~포항 구간 개통에 이어 이번 포항~동해 노선이 개통돼 마침내 국내 'ㅁ'자형 철도 네트워크가 구축된 것이다. 이는 지역 간 연결성 강화 및 지역의 발전 잠재력 확충에 큰 기능을 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강릉~제진 구간을 시발점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계해 대륙으로의 진출 초석을 마련했다는 의미 역시 가진다. 이는 여객 수송을 넘어 물류 수송의 역할 및 국제적 노선으로도 동해선의 가능성을 주목하게 한다.
동해안 철도 연결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의 핵심 인프라로서도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힐링과 언택트를 주제로 한 국내 여행이 급속도로 성장했고, 경북 동해안은 이런 여행객들의 인기에 힘입어 '숨은 보석'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동해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향상된다는 것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한 동해안 지자체들이 관광지로서 더욱 그 체급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껏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는 동해안을 여행하는 방법은 7번 국도를 따라 종단하는 것뿐이었다. 따라서 일부 구간이긴 하지만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동해선의 개통은 혼잡하고 불편한 7번 국도의 수요를 분산함과 동시에 열차 여행이라는 로망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즉, 국내 관광 1번지 경주를 비롯해 죽도시장과 호미곶을 보유한 포항, 대게의 본산 영덕, 금강송 군락지의 고향 울진은 이제 접근성의 한계를 벗어나 한국의 대표 관광지로 거듭날 여건을 갖추게 됐다.
경북의 철도 르네상스를 맞이한 준비 작업도 분주하다. 포항은 2015년 KTX 서울 직결선 개통으로 수도권이 반나절 생활권에 포함되면서 관광객 급증을 경험했다. 이번 동해선 개통도 관광·산업·물류 등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포항시는 '타보소'를 통한 포항 관광택시 예약 시 50% 할인을 제공하는 등 관광 인프라를 활용한 이벤트를 추진한다. 팸투어 등 온·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한 전국 단위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등 동해선 연계 관광마케팅 사업 개발에 한창이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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