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아직 섣부르게 판단하긴 이르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 중"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고 현장에 경찰이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
연말연초 특수를 기대하던 여행업계가 잇따른 대형악재에 비상이 걸렸다.
탄핵 정국으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수요 감소를 우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에도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9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무안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대부분이 결항됐다. 무안공항에서 오후 1시 35분에 출발해 제주도에 도착할 예정이던 국내선 항공편 한 대와 일본 도쿄로 가는 국제선 항공편 두 대가 이번 사고로 운항이 취소됐다. 밤 11시 30분 무안발 타이페이행 국제선도 운항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여행업계는 한마디로 날벼락이 떨어진 모습이다. 가뜩이나 이달 초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국내외적인 정세가 불안정해져 인바운드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는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행사들은 혹여 이번 사고가 아웃바운드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여행업계에서 연말은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올 연말과 내년 설연휴까지 일본, 동남아 등 비교적 가성비가 좋은 곳으로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가 인기가 좋아 저비용항공(LCC)을 이용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많은 상황이었다"면서 "하지만 제주항공 사태로 무안공항이 당분간 폐쇄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제주항공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예약 취소 등이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행사들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아웃바운드 전략도 다시 수립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자, 여행사들은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이 같은 대형 항공 사고는 거의 없었던 만큼, 여행사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을 것"이라며 " 만약 소비자들이 제주항공 이용을 꺼려 하면 약관과 관계없이 100% 환불을 하거나 다른 항공편을 알아보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민들은 제주항공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LCC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했다.
내년 1월 지인들과 동남아 여행 계획이 있다는 조모(여·27·대구 북구)씨는 "인천공항, 김포공항과 달리 대구 등 지방공항 국제노선은 대부분 LCC 운행이 많다"며 "지역민들은 LCC가 불안한 줄 알면서도 인천이나 김포까지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으면 하는 수 없이 지역 공항 노선 대부분인 LCC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결국 LCC 자체적으로 안전 관련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서비스 향상 등을 통해 승객들을 안심시키는 것 만이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부터 LCC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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