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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영남일보 신춘문예] 김미정 시인 당선 소감 "버티려면 단단해져야 하는 침목 같은 시간 지나…이제는 맘껏 시 쓰려 해"

2025-01-01

[2025 영남일보 신춘문예] 김미정 시인 당선 소감 버티려면 단단해져야 하는 침목 같은 시간 지나…이제는 맘껏 시 쓰려 해
김미정

침목, 물에 잠긴 나무가 떠올랐다. 꾹꾹 눌러진 누군가의 삶이 느껴지기도 했다. 검게 타들어 간 나무색, 재에 가까워지는 나무, 버티려면 단단해져야 하는, 침목과 같은 시간을 지나왔다. 그런데도 내게 기다리라고 말하는 순간들은 자주 반복되었다. 읽고 싶고, 쓰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 끊어진 시간을 찾아 거슬러 오르는 중이다. 철로는 휘지 않도록 간격을 둔다. 비록 나의 간격은 길었지만, 이제는 맘껏 휘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시를 쓰려고 한다.

수상 전화를 받았을 때 기쁨과 동시에 겁이 났다. 이제는 그 순간의 떨림을 기억하겠지.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마다, 자괴감이 들 때마다 '未定之天, 美貞스럽게'라고 스스로 위안했었다. 그 시간들이 앞으로도 반복되고 바뀌지 않을 거란 걸 안다. 늦게 시작한 공부에 조바심이 날 때마다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준 버팀목 같은 사람이 많아서, 요즘의 나는 가진 게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시를 보면서 채워지는 느낌이 행복해서, 오롯이 나를 욕심내는 시간이 채워져서 좋았다. 나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 책상에 앉아 나를 마중하는 시간을 위해 시를 만나는 삶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내 안에 시가 있다고 말씀해주신 고명재 교수님의 열정을 따라가려고 애썼다. 계속 쓸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신용목 교수님, 소중한 은인, 두 분께 진심으로 너무 감사드린다. 시의 곁을 내어준 경은 쌤, 수연 쌤. 감사해요, 쓰면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계명대 교수님들과 문우들(미미새와 우리 쌤들), 추억을 공유하는 끈질긴 친구들, 야야패밀리, 쌤이라고 불러주는 아이들, 그리고 해바라기 같은 나의 지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아내를 인정해주고 응원해준 남편, 소중한 보물들 승준, 승원, 예진. 항상 고맙고 사랑해! 오늘을 있게 해준 나의 할머니와 엄마, 예쁜 동생 숙이에게 찐한 애정을 전한다. 은서, 파이팅! 항상 내 편이라는 마음을 갖게 해준 가족과 시월드, 모두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시를 쓰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게 이 지면을 마련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1972년 강원 황지 출생 △계명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재학 △경북 칠곡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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