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전형필 선생 문화보국 의지 담긴 39건 52점 전시
16일부터 5월까지...회화·서예 다수 대구간송서 첫 선
김홍도·신윤복·장승업·정선 등 작품 한자리에서 감상
고려·조선 도자 20점 관람객 압도...조선 왕실 글씨도
![]() |
대구간송미술관 1전시실 전경.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 |
대구간송미술관 1전시실 전경.<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김홍도 '백매'.<대구간송미술관 제공>
김홍도의 '백매'〈사진〉, 신윤복의 '쌍검대무', 이징의 '고사한거', 윤용의 '협롱채춘'. 16일부터 열리는 대구간송미술관의 첫 상설전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첫선을 보이는 걸작들이다. 오는 5월까지 계속되는 이번 상설전에서 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의지가 담긴 39건 52점의 문화유산을 전시한다. 특히 조선 회화 3원(김홍도·신윤복·장승업)·3재(정선·심사정·조영석)의 작품과 조선 왕실의 글씨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대구간송미술관이 16일부터 열리는 상설전을 통해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의지가 담긴 39건 52점의 문화유산을 선보인다. 상설전은 매년 총 3차례에 걸쳐 문화유산을 교체할 예정이며, 이번 전시는 5월까지 계속된다.
상설전임에도 주요 작품들을 대거 출품해 눈길을 끈다. 조선 회화사를 대표하는 삼원(三園, 단원 김홍도·혜원 신윤복·오원 장승업) 및 삼재(三齋, 겸재 정선·현재 심사정·관아재 조영석)의 작품과 조선 왕실의 글씨, 고려와 조선의 도자 등을 모두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등 도자를 비롯해 △'고사한거(이징)', '협롱채춘(윤용)', '쌍검대무(신윤복)', '백매(김홍도)' 등의 회화 △'정혜공연시연시(정조)', '서간(혜경궁 홍씨)' 등 서예작품이 있다. 이들 주요 작품 중 두 도자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걸작들이다. 두 도자 작품은 앞선 개관전에서 전시한 바 있다.
![]() |
대구간송미술관 1전시실에 회화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 |
대구간송미술관 1전시실에 서예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1전시실 벽면에서는 이름만으로도 압도적인 조선 거장들의 산수화 7건 10점을 만날 수 있다. '진경산수의 거장'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를 보인 단원 김홍도, '조선 최후의 거장' 오원 장승업, 조선후기 회화의 흐름을 주도한 현재 심사정의 작품과 함께, '우리나라의 제일가는 손(本國第一手)'으로 불린 이징의 금니산수도가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색채와 도시적 세련미로 대중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도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일찍이 일본에 유출된 '혜원전신첩'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1935년 오사카의 고미술상에서 구입했고 미술사와 조선 복식사·생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으며 1970년 국보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사냥, 노동, 육아, 풍류 등 조선시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윤두서, 조영석, 김후신, 신한평 등 조선후기 풍속화 거장들의 작품 7건 10점을 공개한다.
왕실의 글씨를 통해 조선의 서예사도 조망할 수 있다. 단아하고 기품 있는 궁체로 쓰여진 혜경궁 홍씨의 '서간', 정조의 어제시인 '정혜공연시연시'를 비롯해 안평대군, 선조, 흥선대원군 이하응 등 조선 왕실 명필들의 글씨 7건 8점을 통해 조선 서예사의 맥락을 짚어가며 시대 미감과 교감할 수 있다.
특히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쓴 '서간'에 눈길이 간다.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길 당시 그 작업을 정조가 직접 관할했는데, 이때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당시 우의정이던 채제공에게 서간(편지)을 보냈다. 서간에는 '아버지의 관을 꺼내는 것을 보지 못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현재 우리가 쓰는 한글과는 사뭇 다르지만 아들을 정조를 생각하는 혜경궁의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 |
청자상감운학문매병.<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 |
정조 '정혜공연시연시'.<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 |
혜경궁 '서간'.<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 |
김홍도 '백매'.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 |
신윤복 '쌍검대무'.<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 |
이징 '고사한거'.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 |
윤용 '협롱채춘'.<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이밖에도 지난해 개관전에서 선보였던 훈민정음 해례본을 3전시실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개관전 당시 5전시실에서 선보였던 실감영상전시 '흐름-The Flow'도 상설전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한편 대구간송미술관은 올해와 내년 삼성문화재단과 공동 기획으로 겸재 정선 전시를 준비 중이다. 2004년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개최한 '대겸재전' 이후 처음 열리는 겸재 정선전으로 정선의 대표작 약 120여 점을 출품한다. 올해 4월 호암미술관 전시 후 내년 하반기 대구간송미술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은 "상설전에서 선보이는 문화유산을 통해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앞으로도 대구간송미술관은 우리 문화유산을 찾고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