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대별 경로 최적화로 최단거리 도착
승객 갈수록 늘어 하루 평균 80명 이용
"대중교통 취약지…없어선 안 되는 존재"
17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역(5번 출구) 정류장에서 DRT에 탑승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17일 오전 11시쯤 대구도시철도 2호선 수성알파시티역 5번 출구 앞. '대구DRT' 앱을 켜고 출발지와 목적지를 지정 후 '호출' 버튼을 눌렀다. 1분도 채 지나기 전에 대형 승합차(13인승 쏠라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교통카드를 찍자 차량은 목표지를 향해 최단 거리로 달렸다. 차량 호출부터 목적지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 이 일대에 '수요응답형 교통(DRT)'이 도입되면서 나타난 변화상이다.
DRT는 실시간 예약과 경로 최적화 기능을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운행되는 공공교통 서비스다. 이곳에 DRT가 도입된 건 지난해 8월이다. 제2의 판교밸리로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집적단지로 조성 중인 수성알파시티는 열악한 대중교통과 주차 인프라로 몸살을 앓았다. 수성알파시티에는 공공기관 및 IT기업 64곳에서 3천600여 명이 근무 중이지만, 이곳을 순환하는 대중교통은 전무했다. 도시철도역과도 약 1~3㎞ 떨어져 있다.
대중교통 취약지역으로 분류되는 이곳에서 DRT는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 수성알파시티 DRT는 수성알파시티역을 기점으로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대구스타디움 등 7개 정류장을 오간다. 특히, 첨두시간(출퇴근 시간대)이 아닌 시간대(오전 11시~오후 4시30분)에는 최단 거리로 이동하기 때문에 택시와 비슷한 이동성을 가진다. 실제 DRT는 이용승객이 1명뿐이어도 운행된다. 운임은 대중교통과 같은 1천500원으로, 무료환승도 적용된다.
17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탑승한 대구 수성알파시티를 순회하는 DRT에 승객의 호출 알림이 표시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이곳에서 DRT는 이미 일상생활 속 깊숙이 파고든 모습이었다. 취재진이 DRT 차량에 탑승한 7~8분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에도 어디선가 차량을 부르는 호출이 쉴새 없이 울렸다. 서비스 구역이 넓지 않아 아무리 늦어도 호출 10분 내로는 도착한다는 게 운영 측의 설명이다. 수성알파시티 입주기업 근로자 김창현(32)씨는 "그동안 수성알파시티 내로 진입하는 대중교통이 없어서 많이 불편했는데, DRT 도입 후부터는 상당히 편해졌다. 이제는 없어선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용객도 점점 느는 추세다.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성알파시티 DRT 누적 이용객은 1천656명이다. 첫 달(작년 8월) 하루평균 55명이었던 이용객은 지난달 79명으로 늘었다. 동구 의료R&D지구 DRT 노선 경우 하루평균 이용객이 300명을 넘어설 정도다.
향후 DRT 노선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대구형 DRT 운영계획 타당성 용역'을 통해 최적의 DRT 운행 노선 및 단계적 확대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북구와 달성군 일부 지역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시는 구·군별로 DRT 희망 노선 등을 추천받아 적합성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시민의 교통 접근성을 대폭 개선하고 이동 편의를 강화하고자 DRT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시민이 DRT를 적극 활용해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한 이동을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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