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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출범] '트럼프 2.0시대' 맞은 대구경북 산업계 험로 예상

2025-01-20 21:08

"美, 지역수출의 23.5%·최대무역흑자국"…더 쎈 관세폭탄 '암운'

[트럼프 2기 출범] 트럼프 2.0시대 맞은 대구경북 산업계 험로 예상
[트럼프 2기 출범] 트럼프 2.0시대 맞은 대구경북 산업계 험로 예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일 첫 행정명령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했다. 추가로 모든 중국산 제품에 기존의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추가 관세를 매긴다는 방침이다. 다른 국가들도 기존 공약보다 더욱 강력해진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돌아온 트럼프로 인해 대구경북 산업계에도 '비상 깜빡이'가 들어왔다.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부품과 반도체, 배터리, 철강업종 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자동차 및 차부품 벼랑 끝 '위기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관세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꺼내 들 주요 통상 카드로는 관세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개편 등이 거론된다. 그 중 '관세 폭탄'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대외 정책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비중은 18.3%다. 자동차 비율이 29%로 가장 높다. 2021~2023년 미국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은 연평균 12.1%를 점유하며 210억4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만약 한국 자동차에 20% 관세가 부과되면, 현대차·기아 전체 영업익의 20%가 날아갈 수 있다고 분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출범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25%의 관세를, 여기에 중국은 60%, 한국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고 공언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한 무관세를 활용하기 위해 주요 공장을 멕시코에 이전한 지역 자동차부품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완성차 기업에 납품하는 대구지역 차부품업계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구 유력 자동차부품사 6~7곳이 멕시코에 진출한 상태다. 이들 기업은 기아와 현대차가 현지로 진출할 때 같이 들어간 1차 혹은 2차 협력업체들이다.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GM, 포드 등에 대한 진출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부터 현지 생산능력을 110만대까지 늘리는 등 '트럼프 시프트'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기존 예상치보다는 리스크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에 대한 관세 확대의 후폭풍도 우려된다. 대구지역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는 "트럼프는 중국 완성차 업체의 미국 투자에 적극적"이라면서 "테슬라의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의 투자 가능성도 높아져 미국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및 부품업계는 이중고·삼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배터리업계 엎친데 덮친 '악재'


지역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중국 공세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이어지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는 최근 수익성 악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2천2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적자 규모는 6천28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와 SK온 역시 4분기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업체와 함께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지역의 주요 소재 업체 실적도 악화됐다.


경북 포항에 주사업장이 있는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천529억원, 영업손실은 24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2% 급감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한 수치다. 매출액 역시 2023년 6조9천9억원에서 2조7천548억원으로, 영업익은 1천560억원에서 555억원 손실로 추산된다.


포항 본사 포스코퓨처엠 실적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매출액 7천688억원으로 전년 동기 33% 감소했다. 연 매출 역시 비슷한 추세로 낮아졌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했다.
대구 본사 엘앤에프도 매출액이 2023년 4조7천516억원에서 2024년 1조9천333억원으로 뒷걸음질 한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친환경 규제 완화 정책이 현실화 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어려운 예상이 아니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까지 폐지될 경우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수익성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배터리업계도 마냥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북미에서 조지아 현대차 합작사(JV), 온타리오 스텔란티스 합작사, 오하이오 한다 합작사 등에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SDI도 미국 인디애나 스텔란티스 합작사와 조기 가동에 들어갔으며 SK온도 포드 합작사(블루오벌SK)와 현대차 합작사와 공동으로 배터리 양산을 연내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산 철강 관세 부과 국내업계 '부메랑'


지역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철강 분야도 트럼프 1기 때 혹독한 경험을 한 바 있다. 한국산 철강재 수출을 제한하면서 대미 수출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1기 때 철강에 부과하는 관세 25%를 철회하는 대신 대미 수출량을 직전 3개년 평균의 70% 수준으로 제한했다.


이후 미국에 대한 철강재 수출은 2016년 350만t, 2017년 340만t 수준에서 이후 200만t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2기도 우리나라에 대해 철강 수출 쿼터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으로 중국산 철강재가 수출 방향을 국내로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철강 산업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 철강 시장은 이미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유입되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로 철강재 수요가 위축된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 증가로 가격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는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 철강 수요가 지난해 대비 0.6% 줄어들 것으로 내다 봤다. 중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에 범람하면서 정부가 잠정관세 부과로 기업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잠정덤핑방지관세는 덤핑 관련 최종 결론이 나기 전 임시로 부과되는 관세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보조금 등 지원 혜택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분야 등도 불확실성이 심화할 전망이다.


이상길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은 "미국은 대구지역 최대 무역흑자국이자 지역 수출의 23.5%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트럼프 2기 경제정책으로 지역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대미 수출입·투자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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