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전공 수행경전硏이 펴낸 시리즈 셋째
간화선 주창자 송나라 대혜종고 편지 정리
'禪공부 시작~깨달음' 화두 참선 길라잡이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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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렇고 이렇다'는 위덕대 불교학 전공 학자들의 모임인 수행경전연구회의 불교수행경전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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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안·권오익·김신곤·조금자·홍응경·장익·김상락 편저/학이사/288쪽/1만7천원 |
경북 경주 위덕대에서 불교학을 전공한 학자들의 모임인 수행경전연구회의 불교수행경전 시리즈 세 번째 책인 '선, 이렇고 이렇다-대혜 서장 다시 보기'가 출간됐다.
이 책의 제목 속 '대혜'는 12세기 중국 송나라 시대에 활동했던 대혜종고 스님을 말한다. 대혜종고 스님은 화두(話頭)를 참구(參究)하는 수행법인 '간화선(看話禪)'을 주창한 인물이다. '화두'는 불교를 공부하는 이들의 도를 깨우치기 위해 내는 문제를 말하는데, 간화선은 화두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방법이다.
대혜종고 스님은 고관대작을 지내다 벼슬에서 물러난 선비들과 서신을 주고받으며 간화선의 가르침을 자상하게 베풀었다. 선(禪)에 입문하는 초보자부터 스승과 제자가 주고받는 문답을 담당하는 방장(方丈)에 이르기까지 각종 불교 경전과 자신의 체험, 부처님의 말씀, 선사들의 죽비 소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말 없는 말로 간화선의 요체를 드러내 보였다.
책의 제목 중 하나인 '서장'은 제자들이 스님의 서신을 편집한 것으로 그동안 많은 수행자들에게 화두 참선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 왔다. 수행경전연구회는 스님이 전하고자 하는 소중한 가르침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님의 편지 속에는 수행자들이 명심해야 할 보석(寶石)이 곳곳에 박혀 있었다. 수행경전연구회 구성원들은 혹여 이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 스님의 편지 내용을 소주제별로 재구성해 참선하는 승려는 물론 일반 수행자들이 간화선의 진수에 접근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화엄경(華嚴經) 십신법문(十信法門)에는 수행의 순서를 '신(信)·해(解)·행(行)·증(證)'으로 말하고 있다. '신'은 부처님의 법을 철저하게 믿는 것이며, '해'는 그 법의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이다. '행'은 바르게 수행정진하는 것이며, '증'은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다. 이들의 관계는 모두 연결돼 있다. 믿음이 공고할 때 지혜의 공덕이 있으며, 지혜의 공덕은 곧 정진과 깨달음의 원동력이 된다.
이 책 또한 선공부의 시작(信)과 이해(解), 실천(行), 깨달음(證)이라는 큰 틀을 기반으로 서장의 내용을 재구성했다. 책은 크게 △선공부의 시작 △선공부의 이해 △선공부의 실천 △선공부와 깨달음으로 구성됐다. 그 다음 소주제는 들어가는 말과 서장의 내용을 추출한 서장 본문 내용, 보충 해설인 '다시 보기'의 3단계로 돼 있다. 각주에는 서장 원본의 편지 제목과 차례를 밝혔다.
이 책은 불교학을 전공한 연구원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내용 이해에 깊이를 더했다. 수행경전연구회 구성원인 이수안, 권오익, 김신곤, 조금자, 홍응경, 장익, 김상락이 집필에 참여했다. 수행경전연구회는 유가행 수행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불교 수행까지 관심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 밀교 등의 수행 이론과 방법을 접하면서 일관성 있는 불교 수행의 이론적 근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행을 위주로 하는 경전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독송하는 염처경(불교수행경전 1)' '수행의 길을 밝히는 수행도지경(불교수행경전 2)'을 출간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머리말을 통해 "아무쪼록 이 책이 마음 속의 갈등과 아집을 덜어내고, 나아가 끝없이 넓고 넓은 깨달음의 문으로 들어가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한편으론 '대혜 서장 다시 보기'가 스님의 큰 뜻을 왜곡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이 앞선다. 독자 여러분들의 지적을 달게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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