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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시즌2 숨은 주역 인터뷰 "권력과 욕망의 컬러 추가…시청자들도 성기훈처럼 느끼길 바랐죠"

2025-01-24

오징어게임 시즌2 숨은 주역 인터뷰 권력과 욕망의 컬러 추가…시청자들도 성기훈처럼 느끼길 바랐죠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오징어게임' 시즌2가 화제다. 지난해 12월2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오징어게임2'는 다음 날 곧바로 전 세계 92개국에서 1위에 등극하더니 이후 21일간 연속으로 전 세계 TV쇼 부분 1위를 고수했다. 공개 3주차 기록만으로 보면 '오징어게임1' '웬즈데이'에 이어 넷플릭스 역대 셋째로 시청수가 많은 작품에 등극했다.

오징어게임이 이처럼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인기 비결은 다양하다. 우선 각본과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의 창의적이고 근성 있는 연출력을 꼽을 수 있다. 내로라 하는 연기력을 갖춘 한국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 것도 눈길을 끈다. 구슬치기, 공기놀이, 딱지치기 등 한국 아이들의 놀이가 세계인들의 공감대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유효하다.

오징어게임이 내놓은 또하나의 성과는 촬영, 미술, 음악, 조명 등 주요 제작진의 역량이 전면에 부각된 것이다. 이제껏 무대 뒤편에서 묵묵히 작품을 만들어왔던 제작진들의 이름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됐다. '오징어게임2'의 미술을 담당한 채경선 감독은 미국 미술감독조합상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오징어게임을 만든 숨은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김지용 촬영감독, 채경선 미술감독, 정재일 음악감독을 만났다. 김 촬영감독은 '헤어질 결심' '옥자' '도가니' '남한산성' 등으로 충무로에서 손꼽히는 실력파 감독이다. 채 미술감독은 '남한산성' '도가니' 등에서 황 감독과 작업한 인연이 있으며, 정 음악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미키17' 등의 작업에 참여했다.

OX게임 강렬한 대비로 이야기 확장 시도
몰입하니 삽입곡 일필휘지처럼 나오더라
반짝반짝 빛난 2천개 조명도 실제로 작업
CG 없이 공들인 세트 구현 알아봐줘 감사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지.

(채) "시즌1에서 감독님과의 작업에 이어 시즌2에서 다시 만났어요. 어떻게 하면 전작처럼 사랑받을까 고민하다 보니 굉장히 부담감을 가졌어요. 결과적으로 '오징어게임'만의 어떤 특색이 살아난 듯해서 좋습니다."

(정) "전작의 엄청난 성공에 부담을 느껴야 하는데, 그 전에 감독님이 생각하는 음악을 구현하는 게 더 큰 숙제였어요. 사실 저는 그동안 영화작업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시리즈 음악이다 보니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김) "1편 때는 다른 촬영스케줄이 잡힌 바람에 함께 작업을 못했어요. 1편 때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완성품을 재밌게 봤는데, 2편 때는 제가 직접 촬영을 했지요. 감독님과 제작진들이 예전부터 친숙해서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시즌1에서 초록색 운동복이 눈에 띄는데, 시즌2에서도 고스란히 살렸다.

(채) "사실 2편 작업 초반에 전편보다 더 잘 만들거라는 욕심에 잔뜩 힘이 들어갔는데, 과한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체육복의 경우도 다른 컬러의 디자인 안을 몇 개 만들었는데, 감독님도 원치 않으셨고, 초록색을 꼭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서 결국 돌고 돌아서 원점으로 돌아왔죠."

▶'오징어게임'에서 대표적인 색깔을 꼽으라면 핑크와 초록이다. 색이 가진 의미는 무엇이며, 그 색깔을 고집한 이유가 있는지.

(채) "시즌1에서 초록과 핑크를 만들 때 많은 토의와 고민을 했어요. 유년시절에 게임을 하는 내용인 만큼 그 시절을 대표하는 운동복 색깔인 초록색을 자연스럽게 가져오게 됐어요. 새마을운동의 초록색을 연상하기도 했고요. 핑크 컬러를 입은 가드의 경우 극중에서 굉장히 공포스러운 감시자 역할인데, 그들에게 좀 유아적 느낌의 핑크를 입혀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우연찮은 시도였는데, 의도한 바대로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라고 할 수 있어요."

▶작품을 창작하는 어려움이 클 것 같은데, 영감은 어떻게 받는지.

(김) "게임 참가자들이 게임을 끝낸 후 부여받는 OX 게임이 제 영감의 시작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선택을 하게 되는 순간에 붉은색과 푸른색을 강렬하게 대비시켰는데, 이를 통해 이야기의 확장을 시도했다고 할까요. 궁극적으로 게임장의 안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채)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레퍼런스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이번에는 특별히 컬러와 관련된 책들을 많이 참조했어요. 컬러가 갖고 있는 의미,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감정 등에 대해서 고민했어요."

(정) "감독님이 저희 집에 오시는데, 그때 가까워지면서 생각을 읽는 게 중요했습니다. 이야기에 굉장히 몰입해서 보고 있으면 일필휘지처럼 멜로디가 나와요. 개인적으로 5인6각 하는 장면을 좋아하는데, 모두가 서로를 응원하는 지점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어요."

▶'오징어게임' 시즌1에서 리코더로 연주한 음악이 커다란 히트를 쳤다. 그 음악이 나오게 된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정) " 사실 그 음악이 시즌1에서 오프닝에 딱 3분 나오고 아예 안나오는데, 어떻게 이렇게 유명해졌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음악 자체의 상징적인 것보다는 유니크한 특징이 있었기에 많은 분들에게 주목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작곡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정) "1편보다 2편에서 삽입곡이 더 많아요. 이야기가 완결되어야 하니까 뒤로 갈수록 극한으로 치닫습니다. 다른 분들과 달리 저는 촬영한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음악을 입히는데, 어마한 시체와 핏자국이 난무하는 장면들이 좀 괴롭습니다. 다음에는 수백마리의 고양이들이 나오는 작품이면 좋겠어요."

▶ 이번 시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채) "저는 '둥글게 둥글게' 세트를 꼽고 싶어요. 배우님들도 많이 좋아라 해줘서 제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 있었어요. 500평의 공간에 CG 없이 게임장을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도전감으로 웬만한 마감재는 실제로 작업을 해서 공을 많이 들였지요. 반짝반짝 빛나던 2천개의 조명도 실제로 작업을 했으니까요. 제작진과 시청자들이 그런 노력을 알아봐주셔서 감사했던 것 같아요."

(김) "저도 그 장면을 꼽고 싶어요. 시청자가 단순 관람객이 아닌 게임의 참여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화면을 고민했어요. 카메라를 들고 높은 곳으로 올라갔는데 의외로 괜찮은 앵글이 나오더군요. 멀리 있는 원판을 보는 구도이면서 동시에 전체 게임판을 관조하는 장면이 나왔어요."

▶컬러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시즌2에서 추가된 컬러가 있다면.

(채) "이번에 주황과 바이올렛이 추가됐어요. 바이올렛이 최고점의 권력을 상징한다면 따뜻하면서도 욕망을 상징하는 주황은 양면적인 컬러라고 할 수 있겠죠. 프론트맨이 반란군을 제압하는 공간에서 바이올렛을 썼는데, 사실 표현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촬영감독님과 많은 상의와 테스트를 거쳐서 사용할 수 있었어요."

▶차기작에 대해서도 알려 달라.

(김) "저는 '빅토리안 사이코'라는 새 작품 촬영을 하러 이틀 뒤 아일랜드로 떠납니다. 제목이 좀 센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미국 영화로 마가렛 퀄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채)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넷플릭스 작업에 들어갑니다."

(정) "오징어게임 3편이 아직 안 끝났기 때문에 다음 주에도 감독님 미팅이 잡혀 있어요. 통과될지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웃음)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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