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찜질방, 연 18만명 찾는 카페로 재탄생
문경에선 방치된 빈집을 한옥 카페로, 의성에선 옛 우체국 건물을 양조장으로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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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함창읍의 명주정원 정문. 오주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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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 아워시선 대표가 3일 명주정원 카페에서 명주로 만든 한복을 보여주고 있다. 오주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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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정원 내부에 한증막을 형성화한 공간이 있다. 오주석 기자 |
경북 상주시 함창읍에 있는 '명주정원'은 6년 전만 해도 버려진 찜질방이었다. 2018년 이곳을 찾은 이민주(37) 아워시선 대표는 2년간 수리해 10년 넘게 방치된 찜질방을 지역 대표 명소로 변모시켰다. 찜질방 한증막은 그대로 살렸다. 내부에는 지역 명물인 명주를 곳곳에 배치해 연간 18만명이 찾는 카페로 변신시켰다. 찜질방 당시 사용하던 핑크 소금과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이색 벽돌은 방문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대표는 "남들에겐 버려진 공간이었지만 우리시선에선 기회의 장소로 보였다"며 "10t이 넘는 쓰레기를 치우고 내부를 보수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금은 전국적 명소가 됐다"고 했다.
카페로 성공을 맛 본 아워시선은 명주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강원도 양양 서핑 사업과 함께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로컬 브랜딩 사업'에 함창명주 리브랜딩 사업이 채택됐다.
함창명주 리브랜딩 사업(총 10억원)은 명주정원과 함창명주박물관, 함창명주테마파크, 한복진흥원을 중심으로 함창 명주 산업과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프로젝트다. 추후 국내 인증제도와 공동 브랜드를 구축해 프랑스 파리의 뜨왈드주이(Toile de Jouy) 섬유 관광 명소처럼 육성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상주 합창은 국내산 명주가 생산되는 전국 유일의 지역이지만 그간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며 "여행지에서 본 태국 방콕의 진틈슨 실크 하우스처럼 지역 특산물만으로 국내 관광 명소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새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창의적·독창적인 콘텐츠나 제품을 만드는 소규모 창업자를 뜻하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경북에도 생겨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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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의 한옥 카페 화수헌 전경. 화수헌은 방치된 빈집을 카페로 개조한 시설이다. 문경시 제공 |
문경에선 방치된 빈집이 한옥 카페 화수헌으로 재탄생했다. 의성의 옛 우체국 건물을 개조한 한술 양조장은 지역 명소로 거듭났다. 경북 도내 방치된 값싼 빈집을 소개하고 이를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다룬 유튜브 '마니 TV'까지 등장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도원우 리플레이스(화수헌) 대표는 "빈집을 활용해 창업하면 초기 비용이 낮아 좀더 자유롭게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다"며 "임대료가 싼 만큼 마케팅에 더 신경을 쓴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경북도는 로컬 브랜딩 사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영숙 경북도 경제통상국장은 "아이디어와 육체적 노력이 있으면 지역에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며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일자리를 만들고 삶의 터전을 꾸려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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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