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세이브코리아 주최 '국가비상기도회' 열려
전한길, 김성원 그라운드C 대표, 홍석준 전 의원 등 강연
주최 측 추산 1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3만 5천여명 참여
탄핵무효, 부정선거 조사 촉구…박정희배지 단 시민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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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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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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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4시쯤 전한길 강사가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
'보수의 성지' 대구에서 전국 단위 대규모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행사가 열린 동대구역 '박정희 광장'은 2030세대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몰린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8일 오후 2시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만명, 경찰 추산 5만2천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영하까지 떨어진 기온에도 불구하고 태극기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Stop The Steal' '민주당 NO 카톡 검열'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강연자로는 전한길 강사, 김성원 그라운드C 대표, 홍석준 전 국회의원 등이 나섰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 무효와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주장했다. 또 12·3계엄 선포에 대해선 내란이 아닌, '계몽령'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을 다니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모(75)씨는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젊은 층이 야당의 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12·3 계엄이 아니었다면 많은 이들이 아직 야당의 실체를 몰랐을 것"이라며 "부정선거는 실체가 있다. 헌법재판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해명도 하지 않고, 조사를 거부한 건 부정선거를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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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 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가 열린 8일 오후 3시쯤 동대구역 박정희 광장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만지고 있다. 구경모 수습기자 |
지난해 12월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인근에는 박정희 배지를 가슴에 찬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박정희 배지를 착용한 성희용(62·달서구)씨는 "대구하면 박정희인데, 오늘 그의 이념을 이어받아 대구에서 열린 집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부러 동상 옆에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강연에 나선 보수 유튜버 그라운드 C 김성원 대표도 대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관 지으며 운을 뗐다. 김 대표는 "대구 하면 박정희다. 박 전 대통령이 단 하나의 소원이라며 '잘살아보자'고 외친 것처럼 제 마음속 단 하나의 소원은 탄핵 무효"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2030세대가 많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오늘 살면서 처음으로 집회에 나왔다. 먹고 살기 바빠서 그동안 관심이 없었는데, 전한길 강사님처럼 많은 것을 이룬 분도 큰 리스크를 감수하고 앞장서 목소리를 내는 걸 보고 큰 울림을 받았다. 계엄 직후에는 상황 판단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동안 일들을 알게 돼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려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윤관(28·경북 김천)씨는 "민주당이 국무총리도 탄핵하자 이건 아니다 싶었다. 민주당은 예전부터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켜왔다. 민주당이 특히, 카톡 검열 등을 주장하면서 젊은 층들도 많이 깨닫고 있는 것 같다. 점점 그 실체가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0대 참여자도 곳곳에 있었다. 고등학생 한모(17)씨는 "교회에서 나라가 위험에 처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 사람이라도 더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국회의원, 시의원 등 대구경북 정치권에서도 참여했다. 이 지사는 무대 위에도 올라 애국가를 제창하며 참여자들을 독려했다. 이 지사는 영남일보에 "이렇게 많은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나라 살리겠다고 한곳에 모였는데, 집에서 있자니 몸살에 걸릴 것 같아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 500여명이 투입돼 교통 관리에 나섰지만 수많은 인파로 일부 시민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50분 서울행 KTX를 예약해 뒀다는 김민혜(여·23·동구)씨는 "지하철역에서 내린 지 10분이 지났는데 아직 동대구역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이 정도로 인파가 몰리면 행정기관에서 조처를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며 "어떤 남성분이 짐을 들어줘 겨우 펜스를 넘어와 이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구경모·장태훈·조윤화 수습기자
![기자 이미지](https://www.yeongnam.com/mnt/gija/gija_199.jpg)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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