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반도체 관세 확대되면 국내 업계 타격 불가피
비관세국가 폐지 전면 적용
상호관세도 예고 확전 양상
![]() |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알루미늄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 |
여기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다른 산업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의지를 보이면서, 캐나다·멕시코 등에 대해 25% 보편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전포고 한 뒤 연기했던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서막이 걷히고 있다.
이번 관세 조처는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등과 더불어 주요 대미 철강 수출국 중 한 곳인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쿼터제로 무관세를 적용받아 온 한국산 철강에도 25%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단순화 해 예외나 면제 없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반도체 등 관세 부과 품목 확대되나
로이터 통신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국가별 예외와 쿼터 합의, 수십만 건에 달하는 특정 품목별 관세 배제를 폐지 하는 것"이라며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등으로부터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오던 수백만 톤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율이 25%로 올라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 적용 대상에 완제품(finished metal product)가 포함된다고 보도하면서 "새로운 관세는 자동차, 창틀, 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되는 압출물과 슬래브와 같은 품목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4주 동안 아마도 매주 (관세 등 무역 관련) 회의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몇주간 철강과 알루미늄 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에 대해 들여다 볼 것이며, 그외 다른 두어개 품목에 대해서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 우리 나라로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것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는 매우 크고 중요한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럴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차·반도체와 밀접한 차 부품, 인쇄회로 등을 주력으로 하는 지역 산업계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는 이' 상호관세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11~12일쯤 상호주의적 관세 부과도 재확인했다. '관세엔 관세로'로 맞대응하는 트럼프식 상호 관세는 적국과 동맹국을 구분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유럽연합(EU)에 대해 관세 부과를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그들은 20%의 부가가치세(VAT)를 매기고 있으며 그것은 거의 관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EU가 상호 관세의 타깃이 될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불공정하게 느끼는 비관세 장벽 등도 상호 관세 부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대부분의 제품이 무관세 상태다.
다만 지난해 한국이 사상 최대의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할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