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217010002073

영남일보TV

[시시각각(時時刻刻)] 우수와 경칩 사이, 봄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2025-02-18

[시시각각(時時刻刻)] 우수와 경칩 사이, 봄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전창록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오늘은 눈이 녹아 비가 되고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이다. 곧이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다가오니, 봄이 문턱에 와 있음을 느낀다. 자연은 순리대로 변화하며 앞으로 움직이지만, 우리 사회는 탄핵 정국 속에서 발걸음을 멈춘 듯하다. 2025년 1월 CES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AI가 물리적 세계로 확장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많은 AI 전문가들은 영화 '원더랜드'에서 보았던 AGI가 10년 내 실현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연과 세상이 이토록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는 지방 소멸 해소의 골든 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소를 키워야' 할까? 그 해답을 '3S(SMART, STORY, SOFTWARE)'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SMART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행정 역량이 취약한 지방 중소도시야말로 스마트시티가 절실하다. 특히 이동과 돌봄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현재 지방의 대중교통은 경직된 노선과 긴 배차 간격으로 인해 이용률이 저조하고, 매년 수십억의 운영 적자를 지자체가 떠안고 있다. 불편한 대중교통은 자가용 의존도를 높이고, 이는 다시 교통 체증과 주차난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지방도시에 6인승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차량을 도입한다면, 걷기 좋은 10분 콤팩트 도시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이번 CES에서 발표한 삼성전자의 볼리나 TCL의 에이미와 같은 돌봄 로봇이다. 기술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좋아지고 있고, 지금 그 기술들의 적용을 시작해야 한다.

둘째, STORY다. 2023년 행안부는 생활인구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지역에 활력을 더 할 수 있는 방문, 단기 체류 등도 인구로 보고 관리하자는 것이다.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현재 점으로 머물러 있는 각 지역의 관광지들을 스토리에 기반 선으로, 면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스토리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아니 스토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기존 스토리들의 융합과 재창조를 통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고 확장해야 한다. 재배열된 편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화엄종이 시작된 부석사와 우리나라 성리학의 시조 안향 선생의 순흥 소수서원을 연결하고, 이 땅에 새로운 시작이 많은 이유를 정감록 제 1승지인 풍기 금계동 땅의 기운으로 설명", 그래서 실패와 좌절을 경험한 청년들이 땅의 힘을 빌려 영주서 새 기운을 얻어 다시 도전하라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기존에는 없는 시작과 도전의 서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다르게 볼 수 있는 뷔자데의 시각을 가진 사람을 많이 양성해서 그들만의 시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SOFTWARE다. 그동안 우리는 큰 건물, 큰 공장 등 하드웨어 중심의 발전에 치중해 왔다. 하지만 기하급수적 변화가 일상이 된 오늘 우리는 일하는 방법을 규모가 아닌 작은 실험으로, 계획이 아닌 유연한 대응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의 창조력과 상상력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이제는 일하는 방식과 사람 중심의 소프트웨어적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할 때다.

스마트 기술의 도입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지역의 매력을 키우며, 소프트웨어적 역량 강화를 통해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소를 키우는' 방법이 될 것이다.
전창록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